라이베리아 대선 패배 조지 웨아 후보
지난 8일 실시된 라이베리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결과 엘렌 존슨-설리프(67)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축구 영웅’ 출신 정치인 조지 웨아(39·사진)의 꿈이 좌절됐다.
라이베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는 12일(현지시각) 전체 투표의 99.3%에 대한 개표 작업 결과 존슨-설리프 후보가 59.6%, 웨아 후보가 40.4%의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웨아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지지자들이 거리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과 충돌을 빚는 등 시위가 이어지자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선거 감시에 나섰던 미국 카터센터 등 국제단체들도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졌으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도 후보들에게 선거 결과를 승복할 것을 촉구하는 등 대세는 이미 굳어진 상태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1차 선거에서 22명의 후보 가운데 28.3%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던 웨아가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이 반군이나 도시 빈민 등 하층민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반면 라이베리아의 주류사회를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의 후손들의 지지를 받은 존슨-설리프는 경제 재건 등을 내세워 1차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의 표를 낚아챘다. 하버드대 출신의 존슨-설리프는 70년대 말 재무장관, 유엔과 세계은행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경제전문가로 통한다. 라이베리아와 인접한 기니만의 석유와 아프리카에서의 대테러 전쟁 등의 이해관계 때문에 2003년 찰스 테일러 대통령에게 사퇴 압력을 가한 미국에게도 웨아보다는 존슨-설리프가 입맛에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웨아는 유럽 프로축구에 진출해 1995년 아프리카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피파) ‘올해의 선수상’을 탔으며, 은퇴 뒤에는 유니세프 대사를 맡기도 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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