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군 전투기가 26일 리비아 무장단체를 공격하기 위해 발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시작을 하루 앞두고 이슬람국가(IS)가 이집트의 기독교도인 콥트교도를 공격하자, 이집트 군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에 있는 무장단체 훈련소를 폭격했다.
26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135㎞ 쯤 떨어진 민야 인근의 성사무엘 수도원으로 버스를 타고 가던 콥트교도들이 군복 차림에 마스크를 한 무장 괴한들한테 무차별 총격을 받아 어린이들을 포함해 적어도 29명이 숨졌다. 사건 발생 뒤 이슬람국가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9일에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와 탄타 지역의 콥트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테러로 적어도 46명이 숨진 바 있다. 당시에도 이슬람국가는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콥트교는 이집트 토착 기독교 종파로 신자 수가 인구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콥트교도에 대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이집트 군은 리비아의 동부 도시인 데르나 인근의 무장단체 훈련소 6곳을 공습했다. 압델 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지하디스트가 훈련받는 캠프를 공격했다”며, 자신이 공격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습이 콥트교도들이 탄 버스를 겨냥한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집트는 국내외 어느 곳이든 무장단체 기지를 공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수많은 무장단체들이 난립하며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슬람국가도 지중해 연안 도시 시르테를 장악했다가 미국의 공습 지원을 받은 리비아 군의 공격으로 패퇴한 바 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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