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6)가 공습으로 사망한 것 같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6일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슬람국가의 수도 격인 락까 인근에 대한 지난달 말의 러시아군 공습에서 바그다디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확인중이라고 발표했다. 공습은 이슬람국가 지도부 회의가 열린다는 정보를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이 입수한 뒤 실시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군의 성명은 “5월28일 0시35분~45분 사이에 이슬람국가 지도부의 회의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무인비행기가 사용된 뒤 러시아 공군이 그 지도부가 위치한 사령부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 현재 확인 중인 정보에 따르면 바그다디가 그 회의에 참석했고, 그는 공습의 결과로 제거됐다”고 발표했다. 이 공습은 이슬람국가의 다른 고위 지도자들과 30여명의 현장 사령관들, 그들의 경호 병력 300명까지도 몰살시켰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덧붙였다. 이슬람국가 지도부는 락까의 남부 교외에 있는 사령부에 모여 전투원들의 락까 퇴각로를 논의하고 있었다고 성명은 주장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바그다디 사망이 100%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슬람국가와 싸우는 미국 주도의 연합군도 러시아 쪽 발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그다디가 사망했다는 주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으나 대부분 허위로 밝혀졌거나 사실이 확인된 적이 없다.
이슬람국가가 수도로 지정한 락까 주변에서는 반이슬람국가 연합군의 탈환 공세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락까 서부에서 이슬람국가와 교전하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미국 주도 연합군은 동쪽에서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 소장인 라미 압둘라만은 러시아의 이런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정보에 따르면 바그다디는 5월말에 이라크와 가까운 도시 데이 알 조르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그다디가 미국 주도 연합군과 러시아군 쪽 사이의 진퇴양난 지역에 있었다는 것이 타당하냐고 반문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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