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지도자’ 바그다디 사망 주장 구체화

시리아인권관측소, ’IS 최고위 사령관들로부터 확인’
’이라크군, 바그다디 사망 확인하는 성명 확보’
미 국방부, ’바그다디 사망 확인할 정보 없어’

이슬람국가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가 2014년 6월말 이슬람국가가 모술을 점령한 뒤 모술의 한 사원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예배를 주재하고 있다. 모술/A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국가가 최대 근거지인 모술을 상실하는 등 군사적 패퇴가 진전되는 상황 속에서 그의 사망설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 유력한 소식통 중의 하나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1일 바그다디가 사망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단체의 라미 압델 라만은 “시리아 데이르 알조르 주에 있는 이슬람국가의 최고위 사령관들이 이슬람국가의 수장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관측소에 확인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오늘 이를 알았으나, 그가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도 라만을 인용해 “바그다디가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 알조르 주에서 죽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바그다디 사망 주장은 지난달 16일 러시아가 공습으로 바그다디를 사살했다는 주장한지 한달만에 나온 것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바그다디의 사망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체는 그동안 바그다디의 사망설이 나올 때마다 부인하거나 구체적으로 반박해왔다.

앞서 이날 이라크의 <알수마리야> 방송은 이날 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이라크군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방송은 최근 이슬람국가로부터 탈환한 모술이 위치한 니네베 주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 서부 탈아파르의 다에시(이슬람국가의 아랍어식 약자) 선동 조직이 바그다디의 사망을 발표한 간단한 성명을 냈고 이를 이라크군이 입수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바그다디가 언제, 어디서 죽었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명은 바그다디를 대신해 새로운 ’칼리프'가 곧 발표된다며, 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현 위치에서 전투에 임하라고 지시도 내렸다.

잇따르는 바그다디 사망설에 대해 이날 미국 국방부의 한 대변인은 이날 바그다디의 사망 보도를 입증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바그다디의 사망설은 지난달 16일 러시아 국방부가 제기하며 확산되어 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슬람국가의 수도격인 시리아의 락까 교외에서 이슬람국가 사령관들의 회합을 공습하다가 바그다디를 사살했을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쪽은 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할 수 없다며 부인했다.

2014년 6월29일 선포된 이슬람국가 수립 이후 바그다디는 그해 7월4일 모술의 누리 대사원에서 ’칼리프’로 참칭하며 설교를 할 때가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 바그다디는 빈번하게 사망설이 나돌았으나, 확인되지 않거나 모두 잘못된 주장으로 드러났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