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함께 반정부(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활동을 하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 8월24일 수도 사나에서 살레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나/AP 통신
내전 중인 예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한 편이었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
<알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은 4일(현지시각)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라디오를 인용해, 살레 전 대통령이 수도 사나의 자택에서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 당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예멘의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살레로 추정되는 주검 사진이 올라왔으며, 무장군인이 담요를 이용해 주검을 트럭으로 옮기는 영상도 공개됐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알자지라>는 “후티 반군이 예멘 라디오 등을 통해 주장한 것 이외에 독립적인 기관에 의한 사실관계 확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아라비야> 방송은 “살레의 전인민의회당도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살레는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으로 2012년 2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예멘은 2014년 9월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또다시 내전에 휩싸였다. 2015년 3월부터는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이란의 세력 확대 저지를 목표로 군사 개입을 시작하면서 내전이 격화됐다. 살레는 후티 반군과 함께 하디 대통령 반대편에서 싸워왔으나, 최근 후티 반군이 점령한 사나의 사원 통제권을 두고 골이 깊어진 끝에 갈라섰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살레는 지난 2일 사우디 주도의 동맹군이 예멘 봉쇄를 풀고 공격을 중단하면 예멘의 휴전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와 하디 대통령 쪽은 환영했으나, 후티 반군은 이를 비난한 바 있다.
사나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는 4일 <알자지라>에 “후티 반군들이 살레군으로부터 수도 대부분의 통제권을 빼앗았다”고 확인했다. 또 살레 쪽과 가까운 정보원도 이 방송에 살레의 최측근인 후세인 알하미디 역시 숨졌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지난 5일간 (후티 반군과 살레군의) 사나 전투로 최소 125명이 죽고 238명이 다쳤다”고 확인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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