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서 좌파 정당 창당 준비를 하고 있는 무함마드 카심이 25일(현지시각) 암만의 사무실에서 평화원정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암만/유덕관 기자 ydk@hani.co.kr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뭔가?” “남한과 북한은 평화를 이룰 수 있는가?”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요르단에서 좌파 정당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고 해서 지난 25일 찾아간 수도 암만의 한 사무실. 인터뷰를 하려는데 오히려 질문이 쏟아졌다. 무함마드 카심은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게 무척 많아 보였다.
카심은 “요르단에서 정당은 사실상 ‘무슬림형제단’뿐이다. 이들은 종교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이들을 견제하고, 나중에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좌파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정당을 만들면 함께 바꿔갈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초창기부터 모임을 함께한 사라 아브샤말레는 “요르단 정치는 부족들의 영향력이 크다. 정당이 시민을 대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존 정당 역시 구조가 민주적이지 않아 우리가 새롭게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한쪽에는 두 사람이 찾아와 입당 원서를 쓰고 있었다. 지난 2월 20명으로 시작한 새 정당 추진 모임은 현재 구성원이 200여명까지 불어났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유학한 카심은 가난한 요르단을 위해 사회적 시장경제를 추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우리는 부자 나라는 아니지만 정부가 의료·교육·교통 등을 지원한다면 사람들이 요르단 발전을 위해 충분한 노력할 수 있다.”
요르단은 입헌군주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왕이 직접 다스리는 나라다. 국왕 압둘라 2세는 총리를 사임시키기도 하고 새로 지명하기도 한다. 거셌던 ‘아랍의 봄’도 요르단을 바꾸지 못했다. 요르단에는 여전히 국왕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이 많다. 새 정당 추진모임의 한 관계자는 “요르단 헌법을 보면 국회가 먼저고 그다음이 왕국이다. 하지만 국회가 힘이 없다. 헌법부터 먼저 지키도록 하는 게 시작이다”라고 했다. 카심은 “정치에 무관심한 채 원로들에게 결정을 맡기는 데 익숙한 청년들을 깨우겠다”고 했다.
암만/이완 유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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