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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IS ‘칼리프 국가’는 붕괴…위협은 여전

등록 2019-03-24 17:08수정 2019-03-24 20:14

시리아민주군, 23일 IS 마지막 영역 바구즈 탈환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이 만든 IS
5년 만에 영토 상실하며 세력 크게 꺾여
중동의 세력공백 해소해야 IS 최종적 격퇴 가능할 듯
시리아민주군(SDF)의 노란색 깃발이 이슬람국가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시리아 동부도시 바구즈의 한 건물에 걸렸다. 시리아민주군은 성명을 내 “이슬람국가의 영토가 100% 상실됐다”고 선언했다. 바구스/EPA 연합뉴스
시리아민주군(SDF)의 노란색 깃발이 이슬람국가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시리아 동부도시 바구즈의 한 건물에 걸렸다. 시리아민주군은 성명을 내 “이슬람국가의 영토가 100% 상실됐다”고 선언했다. 바구스/EPA 연합뉴스
지난 5년간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칼리프 국가’로 참칭했던 수니파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결국 마지막 근거지를 상실했다. 이슬람국가는 물리적 영역이 붕괴됐으나, 무장단체로서의 위협은 여전하고, 이슬람국가가 장악했던 영역의 세력 공백은 중동 질서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마지막 영역인 시리아 동부 접경도시인 바구즈에 대한 탈환 공세를 3월초부터 펼쳐온 시리아민주군(SDF)는 23일 바구즈의 완전한 탈환을 밝히며, “바구즈를 완전히 탈환했다. 이슬람국가의 영토가 100% 상실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를 확인하면서 “이슬람국가가 활동하는 어느곳에서도 최종적으로 격퇴될 때까지 우리는 경계를 유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어떻게 준국가가 되었나?
이슬람국가는 2014년 6월29일 이라크의 두번째 최대 도시 모술을 전격적으로 점령한 뒤 선포됐다. 근본 원인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초래한 중동 지역의 세력공백이었다.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하고, 시리아에서도 바샤르 아사드 정부를 타도하려는 내전이 일어나자, 중동의 심장부인 레반트 지역, 즉 시리아와 이라크에 거대한 세력공백이 생겼다. 이라크에 이은 시리아의 내전 상태는 알카에다의 이라크 조직은 회생하여, 2013년에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로 발전했다.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 세력을 키운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는 2014년 초 알카에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는 세력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중동 역내 국가들의 이해 상충은 이슬람국가의 선포와 그 확장으로 이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수니파 보수왕정들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타도하려고 수니파 반군들에게 지원을 제공했고, 이슬람국가는 그 최대 수혜자였다. 아사드 정권 역시 내전을 세속주의 대 이슬람주의라는 구도로 만들려고, 이슬람국가 등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을 방조했다. 터키는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을 견제하고 그 영역을 잠식하는 이슬람국가를 역시 방조했다. 이슬람국가는 서부 시리아에서 동부 이라크까지 8만8천㎢를 장악하고는 락까를 수도로 하는 전례가 없던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준국가로 성장했다.

어떻게 패퇴됐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가 채택한 ‘현지 병력 양성 전략’이 주효했다. 미국은 2014년 9월 ‘이슬람국가 격퇴 글로벌 동맹’을 결성하고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이슬람국가와 맞서 싸울 지상군 병력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바구즈를 탈환한 시리아민주군(SDF)이 쿠르드족 민병대를 주축으로 한다. 쿠르드족은 이슬람국가에 의해 가장 생존을 위협받아서, 전투 의지가 충만했다. 이슬람국가의 테러가 파리 등 서방에서 절정을 이루던 2015년말~2016년초에는 대규모 미 지상군 증파라는 여론에 득세하기도 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미군 증파는 현지 여론을 악화시켜 미국을 더욱 수렁에 빠진다며 ‘현지 병력 양성 전략’을 견지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재정비된 이라크군이 반격에 나서고, 시리아민주군도 위력을 발휘하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도 재정비되면서 이슬람국가 격퇴전은 본격화됐다. 시리아 정부군이 2016년 3월1일 팔미라 탈환을 신호로 이슬람국가는 수세로 몰렸다. 2017년 7월1일 이라크 정부군이 이슬람국가가 선포된 모술을 탈환함으로써, 이슬람국가의 몰락은 시간 문제가 됐다.

이슬람국가 이후는?
이슬람국가는 여전히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있다. 적어도 1만5천~2만명 정도의 무장 세력이 지하로 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구즈 탈환이 임박한 시점에서도, 이슬람국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칼리프 국가는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찰도 5천만~3억달러 가까이 챙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슬람국가의 부활 여부는 향후 이 지역의 질서에 달려있다. 특히, 내전이 끝나지 않은 시리아가 어떻게 재편되는냐가 관건이다. 내전에서 아사드 정부가 승기를 잡았으나, 미국 등 서방은 아사드 정부를 인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슬람국가 격퇴의 일등공신인 쿠르드족에게 얼마나 몫을 줄 것이냐도 관건이다. 터키는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결국, 이슬람국가가 장악했던 시리아와 이라크의 세력 공백이 해소되고 새로운 권력 주체들이 확고히 서야만 이슬람국가의 최종적 패퇴의 기초가 마련될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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