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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골란고원 다시 불씨로…트럼프, 이스라엘 영토로 선포

등록 2019-03-26 11:28수정 2019-03-26 14:30

네타냐후와 회담서 ‘골란고원은 이스라엘 영토’ 포고문
유엔, “골란고원 지위 변함없다”며 반대
서안지구 합병이나 크림반도 문제에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분쟁의 해묵은 사안인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의 영토라고 포고문을 통해 선포했다.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선물이지만 중동 질서를 더욱 혼란에 빠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국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골란고원의 지위가 변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다”며,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도 “우리들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란고원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과의 3차 중동전쟁인 1967년 6일전쟁에서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빼앗았다. 유엔은 이를 불법 점령으로 규정했지만, 이스라엘은 반환을 거부하며 실효적 지배를 굳혀왔다. 1800㎢ 면적의 골란고원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남서쪽 60㎞에 떨어인 곳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점령으로 시리아를 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 공급원인 갈릴리 호수에 대한 통제권도 공고화했다. 이스라엘은 6일전쟁 때 함께 점령한 시나이반도는 이집트에 돌려줬다.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서안지구도 팔레스타인 자치령으로 반환했으나 골란고원만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골란고원 문제에 대해 유엔과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나는 여러 해 동안 이 문제를 조사해왔다. 이건 한참 전에 미국 행정부가 해결했어야 할 문제다. 내가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다음달 9일 총선을 앞두고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아 곤경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하려는 목적이 크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펼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인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이란을 견제한다는 명목으로 골란고원 등을 발판으로 시리아에 공습을 가해왔다.

무단 점령지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 미국 등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빼앗은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처는 이스라엘 내에서 커지는 서안지구 합병 논의에도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의원 29명 중 28명은 서안지구 합병을 지지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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