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크 대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한 미사일과 드론들의 잔해를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이란 소행이라는 주장을 굳히고 있다. 자신들의 공격으로 주장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 쪽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겨냥해 공격을 재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사우디 국방부 대변인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18일 자신들의 석유 시설을 공격한 드론과 미사일 잔해들을 분석한 결과 “이 공격은 ‘북쪽’에서 발진됐고, 의심의 여지가 없이 이란의 후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디 쪽은 그 공격이 정확히 어디서 발진됐는지는 아직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석유시설을 공격한 무기들의 잔해들을 보여주며, 후티 반군이 있는 예멘 쪽에서는 공격이 발진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거된 드론과 미사일의 부품들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 18발의 드론과 7발의 미사일이 발사됐으여, 그 중에는 이란의 ‘델타 윙’이라는 무인항공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말리키 대변인은 “이것은 이란 정권과 이란혁명수비대가 민간인과 시설들을 상대로 사용하는 종류의 무기이다”며 “(무인기에 관해) 컴퓨터에서 추출된 데이터는 그것이 이란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8대의 무인기는 압카이크 석유 시설에 발사됐고, 4발의 크루즈 미사일이 쿠라이스 유전에, 나머지 3발의 크루즈 미사일은 압카이크 석유시설에 발사됐으나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쿠라이스 유전 공격과 관련해 “크루즈 미사일의 정확성은 이란의 대리인(후티 반군)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을 정확히 지칭하지는 않고는 “범인들은 명확하게 파악됐고, 그들은 책임을 질 것이다”고 말했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자신들의 행위라고 밝힌 예멘의 후티 반군 쪽은 이날 사우디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우디 국방부의 기자회견 30분 뒤에 후티 반군 쪽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 일원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주요 도시들을 같은 방법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후티 반군의 대변인인 예히아 사레아는 “우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수십개의 목표물이 있다고 발표한다”며 “그것들은 언제라도 겨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드론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는 당신들의 시설과 탑들에 대한 평화와 안전을 원한다면, 예멘을 내버려 두라”며 예멘 내전에 대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그 공격이 예멘 쪽에서 발진되지 않았다는 사우디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배치된 드론들은 700㎞를 비행할 수 있고, 정밀 타격에서 아주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작전은 우리 군이 침략자들의 나라 깊숙히에 작전을 어떻게 계획하고, 개발하고, 실행하는가에 대한 예이다”고 말했다.
이란도 강력히 반발했다. 사우디 국방부의 발표 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보좌관인 헤사데딘 아세나는 사우디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은 사우디가 미사일과 드론들이 어디서 만들어졌고, 어디에서 발사됐는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은 증명했다”며 “그 나라의 방공망이 그것들을 막지못한 것을 설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공격이 사우디 방공 태세의 실패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안드레아스 크릭 교수는 “사우디가 확실한 방공망을 배치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하고 타격한 이런 공격들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된다”며 “그 한 설명은 사우디가 미사일 감시와 그 발사를 남쪽 방향으로만 하고 북쪽에서는 안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