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교수 “유가·의료·기회비용 따지면 정부추산 10배”
“미국의 이라크전 비용은 최대 2조달러이며, 미국 정부가 추산한 비용의 10배에 이른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와 예산 전문가인 린다 빔스 하버드대 교수는 곧 발표할 ‘전쟁의 진정한 비용’보고서에서 이라크전의 ‘숨겨진 비용’이 1조~2조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을 내놓았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스티글리츠 교수팀은 이라크전 참전 미군 부상자가 이미 1만6천명을 넘었고 뇌와 척추 손상, 사지절단 등의 중상자가 많다며, 수천명의 뇌 손상 부상자를 평생 치료하는 비용만도 35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으로 중동정세가 불안정해져 국제유가가 급등함으로써 발생한 경제적 비용, 전비를 다른 곳에 썼을 때와 비교한 기회비용도 계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리는 매우 보수적으로 통계를 냈으며 최종 비용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나 영국이 치르고 있는 비용은 전혀 계산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전 비용의 일부라도 다르게 사용했다면, 미국의 안보가 훨씬 나아지고 일자리를 창출해 중동지역의 민심을 얻고 민주주의를 향상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는 지금까지 군사 작전용으로 2510억달러의 비용을 승인했으며, 미 의회 예산 담당 관리들도 앞으로 10년 안에 2300억달러 이상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라크전 직후 미국의 군정을 지휘했던 폴 브레머 전 이라크 최고행정관도 6일 <엔비시(NBC) 텔레비전>에 출연해 “미국은 저항공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애초 미국 정부가 이라크 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전쟁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인정했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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