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깨우는 치료’ 시작
이스라엘 의료진들은 뇌졸중으로 3차례의 뇌수술을 받은 뒤 ‘인위적 혼수상태’에 빠진 아리엘 샤론(77) 이스라엘 총리를 깨우는 치료를 9일(현지시각)부터 시작했다. 샤론 총리가 깨어나게 된다면 그의 뇌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의 숄로모 모르 유세프 원장은 지난 5일 첫수술 이후 추가 뇌손상을 막기 위해 투여해 온 마취제의 양을 9일 아침부터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8일 아침 컴퓨터단층(CT) 촬영에서 뇌압과 혈압이 정상 범위로 떨어지는 등 샤론 총리의 상태가 나아졌다는 신호들이 나타나 깨우는 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검사 결과 샤론의 뇌손상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내각은 긴급회의에서 후임 총리를 뽑게 된다.
앞서 담당 의료진중 한명인 호세 코언 박사는 <예루살렘 포스트>에 “샤론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말을 알아듣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가 창당한 카디마당은 그가 입원해 있는 사이, 그의 후계자격인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을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 샤론 총리가 쓰러진 뒤 카디마당 탈당설이 나돌던 시몬 페레스 전 노동당수는 8일 처음으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샤론 총리의 업무 복귀 불가 판정을 내리면 올메르트 총리 대행은 오는 3월 총선을 관리할 임시총리직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언론 여론조사에서는 올메르트 대행이 이끄는 카디마당이 3월 총선에서 1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8일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샤론 총리의 뜻을 계승해 실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민희 기자, 카이로/연합뉴스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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