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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베이루트 폭발 참사 엿새만에 레바논 내각 총사퇴

등록 2020-08-11 08:09수정 2020-08-12 02:06

디압 총리 “부패가 국가보다도 커”
최소 220명 사망…항의 시위 계속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가 10일 수도 베이루트에서 내각 총사퇴를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가 10일 수도 베이루트에서 내각 총사퇴를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폭발 참사가 일어난 지 엿새만에 레바논 내각이 총사퇴를 발표했다.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 10일(현지시각) 저녁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내각이 총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디압 총리는 현 정부가 “국가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하지만, 부패가 국가보다도 컸다”고 말했다. 폭발 사고는 “고질적 부패의 결과”라고 말했다. 디압 총리는 연설에서 개혁을 추진하려 했지만 부패 때문에 개혁이 가로막힌 지도자로 자신을 묘사했다. 그가 이끄는 내각은 이슬람 시아파 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아서 올해 1월 출범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7개월여만에 자초했다. 디압 내각은 의회가 새 내각을 구성하기 전까지는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폭발해서 10일까지 최소 220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고 11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질산알모늄은 6년째 항구에서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이 쌓여 있었다. 국민들 분노가 폭발해서 10일까지 사흘 연속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특히 8일에는 시위 과정에서 230여명이 다쳤고 경찰 1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피하려다 한 호텔에서 떨어져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디압 총리는 조기 총선 의사를 내비치며 민심을 달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디압 내각이 총사퇴를 발표했지만 레바논 정국의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듯 하다. 레바논엔 18개의 종교와 종파가 뒤섞여 있어, 대통령은 기독교 마론파, 의회 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총리는 수니파에 배분하는 독특한 권력 배분 장치를 갖고 있다. 복잡한 정치 체계 때문에 신속하게 새 정부가 구성돼서 권력을 이양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디압 내각을 지지했던 헤즈볼라는 이번 폭발 참사로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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