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외화예금 이동·오펙 산유량 감산 촉구
이란이 국제사회의 해외자산 동결에 대비해 외화예금을 옮기기 시작하고 석유수출국기구(오펙)의 산유량 감축을 요구하는 등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국가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에브라힘 셰이바니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에 대비해 유럽은행에 예치돼 있는 금융자산을 아시아 지역의 은행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이란 반관영 〈이란학생통신(ISNA)〉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셰이바니 총재는 “우리는 외환보유액을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으나, 전체 액수 등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의 해외 금융자산은 영국 22억5천만파운드 등 170억파운드(약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유럽과 아시아 은행에 예치돼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미국의 자산 동결 조처로 경제적인 고통을 겪은 쓰라린 기억이 있으며, 미국의 제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또 원유의존도가 높은 미국 등에 대한 압박의 수단으로 비수기에 들어가는 오는 4월부터 오펙의 산유량 쿼터를 1일 100만배럴 감산할 것을 요청했다.
하루 400만배럴을 생산해 오펙 2위의 산유국인 이란은 지난해 3~12월 300억달러의 원유판매 수입을 올려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어났다. 전체 외환수입 가운데 원유의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시리아를 방문 중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오늘날 정치적인 전쟁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거대한 경제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슬람권 국가에 서방과의 경제적 유대를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등 이슬람권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다마스쿠스에서 현지 경제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필요할 때마다 우리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서방의 경제를 진작시키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경제적인 잠재력을 이용해 서방의 이런 수단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은 1월31일부터 이틀 동안 런던에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한다. 2월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 유엔 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유엔 차원의 이란 제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들의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또는 무역 금지 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그는 다마스쿠스에서 현지 경제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필요할 때마다 우리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서방의 경제를 진작시키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경제적인 잠재력을 이용해 서방의 이런 수단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은 1월31일부터 이틀 동안 런던에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한다. 2월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 유엔 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유엔 차원의 이란 제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들의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또는 무역 금지 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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