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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국 수감자 들고, 미국 떠보는 이란

등록 2021-05-03 09:28수정 2021-05-04 02:40

“한국 동결자금과 맞교환” 거듭 보도
미선 즉각 부인…‘협상 우위용’ 분석
2일(현지시각)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생방송으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생방송으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구를 놓고 협상 중인 가운데, 미국 당국과 이란 언론은 미국 수감자 교환 및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7조7천억원) 해제를 놓고 거듭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은 2일(현지시각) “일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이 미국 스파이 4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미국도 이란 수감자를 석방하고 (이란은 한국에 동결된) 70억달러를 수령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텔레비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압력과 “이란 사태에서 진전을 보여야 할 그의 절박한 필요성 때문”에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텔레비전의 이런 보도는, 앞서 한차례 미국 당국자들이 수감자 석방 교환 타결 등에 대한 이란 언론들의 보도를 부인한 뒤 다시 나온 것이다. 이란 언론들은 전날 이란이 수십억달러를 받는 대신에 미국과 영국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협상을 타결했다고 보도했으나, 미국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국영텔레비전의 보도 역시 부인했다. 그는 “수감자 교환 협상이 타결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이란에 구금되거나 실종된 미국인 사건을 제기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가족과 재회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도 <시비에스>(C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불행하게도 그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4명의 미국인을 풀어줄 합의는 없다”며 “우리는 이들을 석방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이란에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현재 4명의 미국인을 수감하고 있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도 수감자 교환 보도를 부인하며 “이란은 언제나 두 나라 사이의 포괄적인 수감자 교환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란 쪽에서 수감자 교환 합의에 대한 보도가 거듭 나오는 배경과 관련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이란의 전략으로 해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미국 당국자들이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석방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외국에 정치적 동기로 수감된 자국인 수감자 문제를 중시한다. 이를 잘 아는 이란 쪽이 언론 보도를 통해 거듭 이슈를 상기시키면서, 미국을 압박해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타결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반면 정반대 해석도 있다. 이란 언론을 장악한 이란 강경파들이 미국 등 서방과의 핵합의 복귀 협상을 좌초시키기 위해 이런 정보를 흘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진행 중인 협상 내용을 누설함으로써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거나, 협상 실무자들의 재량을 줄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 관리들의 최근 언급들을 보면, 미국과 이란이 최근 협상에서 수감자 석방 문제에 대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자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듯이, 실무 관리 차원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란 언론은 영국에 동결된 4억파운드(약 6216억원)를 받는 대신에 이란에 수감 중인 영국계 이란 여성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를 석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 외교부도 자가리랫클리프의 석방 관련 보도를 낮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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