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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로힝야 “혐오폭력 선동 콘텐츠 방치 페이스북 235조 배상” 소송

등록 2021-12-07 11:44수정 2021-12-08 02:34

미국과 영국 법원 거액 손배소 동시 제기
“페북, 혐오 콘텐츠 방치하고 확산에 역할”
2017년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1만명 숨져
미얀마 군부와 극단주의자들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어린이들이 2017년 12월 난민촌에서 터키 구호단체가 주는 식품을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와 극단주의자들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어린이들이 2017년 12월 난민촌에서 터키 구호단체가 주는 식품을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얀마 정권으로부터 인종청소 수준의 박해를 받아온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자신들에 대한 혐오 콘텐츠를 방치하고 해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을 상대로 1500억파운드(약 235조원)를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가디언>은 “페이스북이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의 시장 확대를 로힝야족 목숨과 맞바꿨다”며 천문학적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미국과 영국 법원에 동시에 제기됐다고 6일 보도했다.

원고 20명을 대리하는 영국 로펌은 페이스북 영국 법인에 보낸 서한에서 영국과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사는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미얀마 정권과 민간의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폭력과 살인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표현을 확산시켰고, 페이스북은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폭력을 선동하는 포스트를 제거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무슬림인 로힝야족을 노리고 “우리는 히틀러가 유대인들에게 했듯 싸워야 한다”고 촉구한 2013년 포스트, 보트에 탄 로힝야족 난민 사진과 함께 “연료를 붓고 불을 질러 그들이 알라를 빨리 만나게 해주자”고 선동한 2018년 포스트를 일부 근거로 제시했다.

원고 쪽은 페이스북은 이런 사실을 알고 이를 멈출 수단도 갖고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결국 페이스북이 미얀마에서 얻을 것은 별로 없었으나 로힝야족에 미친 결과는 더 이상 끔찍할 수 없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2011년 미얀마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래 큰 영향력을 누렸다. 이 과정에서 2017년 로힝야족 탄압이 발생했는데, 로힝야족은 자신들에 대한 혐오 선동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로힝야족 1만명이 목숨을 잃고, 100만명가량이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로 대피해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

페이스북도 2018년 자사가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 선동이나 혐오 발언 차단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업체가 구성한 조사위원회는 “페이스북이 혐오를 퍼뜨리고 (로힝야족에게) 해를 끼치려는 이들의 수단으로 쓰였으며, 페이스북 포스트는 오프라인 폭력과도 연결됐다”고 밝혔다.

원고들을 대리하는 영국 로펌은 “페이스북은 책임을 인정하고서도 피해자들에게 한푼도 배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로펌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난민들을 추가로 원고로 끌어들일 계획이며, 미국의 법률 대리인들도 로힝야족 1만명을 원고로 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혐오 콘텐츠 방치에 대한 책임 문제는 로힝야족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들어서는 페이스북이 에티오피아에서 혐오 콘텐츠를 방치하고 그 확산을 조장해 내전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내부고발자 폭로가 나왔다. 페이스북은 미국 등의 정치와 관련해서도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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