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총영사관이 19일 수도 누쿠알로파의 상황이라며 올린 사진.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이 잿빛으로 변해 있다. 트위터 갈무리
해저 화산 분화라는 “전례 없는 재앙”을 겪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통신과 공항 활주로가 일부 복구됐지만, 화산재로 인한 물 오염으로 인한 식수 부족 사태가 여전히 심각하다.
지난 15일 해저 화산이 갑작스레 폭발해 큰 피해를 입은 통가를 돕기 위한 첫 구호품 공수 작전이 20일 시작됐다. 물과 통신 장비 같은 구호품을 실은 뉴질랜드군 허큘러스 수송기가 이날 통가 본섬인 통가타푸에 있는 푸아모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군 수송기 글로브 마스터도 구호물자를 싣고 같은 곳에 착륙했다. 지난 며칠 동안 통가인들이 활주로를 5~10㎝나 뒤 덮은 화산재를 필사적으로 제거해 수송기가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통가 총영사관이 19일 수도 누쿠알로파의 상황이라며 올린 사진. 자동차 위에 화산재가 쌓여있다. 트위터 갈무리
일본 외무성도 이날 자위대 수송기로 음료수와 화산재 제거 장비 등을 통가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8일 물 25만ℓ를 실은 뉴질랜드 군함이 통가로 출발했다. 이 배는 21일엔 현지에 도착할 전망이다.
참사를 겪은 통가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화산재 그리고 지진해일(쓰나미)로 밀려온 바닷물로 인한 식수 오염이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IFRC)은 19일 “통가 전역의 물 공급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며 “안전한 식수 공급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또,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도 누쿠알로파에 거주하는 통가 언론인 마리안 쿠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집에 물탱크가 있지만 대부분은 화산재로 오염돼 안전하게 마실 수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식량은 충분하냐는 질문에 “아마도 몇 주 정도는 생존할 수 있는 양이 있다. 그러나 식수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통가 영사관은 19일 트위터에 수도 누쿠알로파의 모습이라며 올린 사진을 보면, 야자수 나무가 늘어선 해변이 화산재로 덮여 잿빛으로 변해있는 모습 등이 보인다. 통가 정부는 앞선 18일 밤 긴급 성명을 내어 이번 사태로 최소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상황이 완전히 파악된 것은 아니라 희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문제점인 통신선도 조금씩 복구되고 있다. 통가 통신회사 디지셀은 19일 늦게 국제전화가 일부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저 통신 케이블 손상으로 인해 인터넷 등 통신이 완전 복구되려면 한 달 또는 그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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