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솔로몬제도 경찰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솔로몬제도가 29일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중국과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 사이 안보협정 초안을 합의했다. 협정 발효까지는 외교부 장관 서명 절차가 아직 남아있지만,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등은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31일 양국 안보협정 초안에 합의했으며 최종 발효를 위한 “양국 외교부 장관 서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모든 사람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합의한 협정 초안에는 중국이 솔로몬제도 “사회 질서 유지를 돕기 위해” 군과 경찰 또는 다른 무장 요원을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중국 해군 함정이 보급 등을 위해 솔로몬제도에 기항할 수 있는 내용 또한 담겨 있는데,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해군 기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고도 <에이피>는 전했다. 솔로몬제도는 지난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중국 경찰 일부는 이미 솔로몬제도에서 솔로몬제도 경찰을 훈련하고 있다.
솔로몬제도의 인구는 약 70만명으로 수도 호니아라에는 오스트레일리아 경찰이 파견되어 있다.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였던 과달카날 섬이 솔로몬제도에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2017년 안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오스트레일리아 경찰뿐 아니라 군도 파견할 수 있는 협정을 솔로몬제도와 맺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해 9월 미국, 영국과 안보 결사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안보협정 추진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최근 솔로몬제도와 중국 사이 안보협정 추진 언론 보도들이 나오자, “크게 우려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도 솔로몬제도에 보안요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해당 협정에 관해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우려에 대해 양국 안보협정이 국제법에 부합한다며 맞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의 안보 협력은 상호 평등과 호혜, 상생의 원칙에 기초한다”며 “국제법 및 국제관례에 부합하며, 외부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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