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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산 위기’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에 첫 발포…1명 사망

등록 2022-04-20 14:21수정 2022-04-20 15:02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가 19일 시위대에 발포한 경찰을 비난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콜롬보/AP 연합뉴스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가 19일 시위대에 발포한 경찰을 비난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콜롬보/AP 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스리랑카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1명이 숨졌다.

스리랑카 경찰 대변인 니할 탈두와는 19일(현지시각) 중부 도시 람부카나에서 발생한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한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13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3명은 중태라고 덧붙였다. 람부카나는 수도 콜롬보에서 북동쪽으로 90㎞ 떨어져 있다.

이날 유혈 충돌은 람부카나와 콜롬보를 잇는 철길을 점거하고 철도운행을 가로막은 채 농성을 벌이는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위대가 해산을 거부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실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이에 시위대도 돌을 던지며 맞섰다. 니할 탈두와 대변인은 “경찰도 10여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부터 최악의 경제난에 민심이 폭발해 연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 경제는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무너져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과도한 대외채무와 외화 부족으로 연료·식료품·의약품 등의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몇 달째 생필품 부족과 연료값 등 물가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몰려 11일째 시위 농성을 벌이는 중이다.

그렇지만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이뤄졌고, 경찰이 폭력 개입하는 사례도 별로 없었다. 지난달 시위가 처음 벌어진 이후 유혈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엠네스티는 성명을 내어 “당국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며 꼭 필요한 것 이상의 폭력 사용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에선 그동안 라자팍사 대통령 집안이 가족지배체제를 구축해 왔다. 현 대통령의 형이자 전임 대통령인 마힌다 라자팍사가 총리를 맡고 있으며, 동생과 조카 등 3명이 재무부·농업부·체육부 장관을 맡아 정책을 주물러 왔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퇴진 시위가 거세지자 최근 정국 수습책으로 일부 각료를 교체하면서 각료직을 맡고 있던 가족 3명을 물러나게 했다. 하지만, 마힌다 총리는 유임시켜 가족지배체제를 완전히 포기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18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을 제때 하지 못하고 유기농 육성을 위해 화학비료 수입을 금지한 것 등 일부 정책적 실수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야당에 거국 내각 구성을 제안한 데 이어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의회 권한을 늘리는 개혁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권력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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