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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중, 태평양 순방·3번째 항모 곧 진수…미 포위망 뚫기 온힘

등록 2022-06-06 17:34수정 2022-06-06 17:48

왕이 동티모르 방문으로 순방마쳐
14개 섬나라 접촉 확대는 성과
향후 공세적 접근 발판 마련
항공모함 활동 범위로 넓어질 듯
3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소로이 에오이 파푸아뉴기니 외교장관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포트모르즈비/신화 연합뉴스
3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소로이 에오이 파푸아뉴기니 외교장관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포트모르즈비/신화 연합뉴스

‘미국의 앞마당’이라 불리는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순방이 끝났다. 애초 목표로 했던 태평양 도서국 10개국과 ‘안보협정’ 체결엔 실패했지만,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포위망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첫발을 내디디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곧 세 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하는 등 미국의 ‘서진’에 밀려 서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빠르게 ‘동쪽’으로 돌리고 있다.

왕이 순방, 10개국과 안보협정 체결은 실패

왕 부장은 3일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동티모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평양 도서국과 일대일로, 기후변화 대응, 방역·방재, 녹색발전 등 15개 영역에서 52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피지에서 열린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양쪽의 안보·경제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포괄적 개발 비전’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비전엔 중국이 태평양 국가들에게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이들 국가들의 치안과 안보에 관여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미크로네시아연방과 파푸아뉴기니 등 일부 국가들이 미-중 간의 “새 냉전을 촉발할 수 있다”며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만약 이번에 합의가 도출됐다면, 중국은 미 공군 ‘앤더슨 기지’가 위치한 미국령 괌과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위치한 하와이를 마주보는 남태평양 한 가운데에 중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중국은 앞선 4월 오스트레일리아의 앞마당인 솔로몬제도와 중국 군함과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안보협정을 체결해 큰 충격을 안겼다. 이를 의식한 듯 왕 부장은 4일 “중국은 세력권을 도모할 뜻이 없고, 어떤 지정학적 쟁탈에도 관심이 없다”고 딴청을 폈다.

지난달 30일 피지 수도 수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이 제2회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피지 수도 수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이 제2회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더 구미 당기는 제안”…접촉 늘릴 듯

중국의 첫 시도는 가로막혔지만 이번 순방을 오롯이 실패로 볼 순 없다. 태평양 국가들과 접촉을 늘여 향후 더 공세적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태평양 국가의 전통적 파트너들(미국·오스트레일리아 등)도 그렇게 광범위한 여행을 한 적이 없다”며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은 이들 나라에 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해야겠다는 중국의 결심을 굳힐 뿐”이라고 분석했다. 태평양 국가들도 이번 기회를 활용해 미-중 사이에서 몸값을 올릴 기회를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괌과 하와이 사이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안보상 가치 외에도 태평양 14개의 도서국은 유엔에서 14표를 행사할 수 있고,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3천만㎢(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거느리고 있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미국 항모와 달리 사출기 방식이 아닌 스키점프 방식이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미국 항모와 달리 사출기 방식이 아닌 스키점프 방식이다. 신화 연합뉴스

세번째 항공모함 곧 진수…군사활동 확대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은 머잖아 랴오닝·산둥에 이은 세번째 항공모함을 곧 진수할 예정이다. 애초 단오절인 3일 진수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항모는 작전·훈련·정비 등 세개 로테이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배가 세척이 된다는 말은 상시적으로 작전에 투입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전세계에 항모를 세척 이상 가진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중국의 새 항모는 디젤 엔진을 장착해 작전 범위는 좁지만, 이전 두 항모와 달리 사출기(캐터펄트) 방식으로 함재기를 날릴 수 있어 더 많은 연료와 무기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항모를 활용한 중국의 군사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방문을 전후해, 약 20일 동안 첫 항모인 랴오닝 항모전단을 대만과 일본 사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하게 했다. 올해 안에 더 먼 바다로 보내 훈련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은 5일 ‘랴오닝함 전단의 열도선(도련선) 밖 훈련 신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랴오닝이 연말에 원양을 뜻하는 ‘도련선 밖’에서 훈련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련선은 중국이 생각하는 태평양의 섬을 이은 ‘가상의 선’으로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필리핀, 제2도련선은 일본 이즈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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