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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스리랑카 총리 “경제 완전히 붕괴” 국제사회에 지원 요청

등록 2022-06-24 09:58수정 2022-06-24 13:48

“IMF 지원만이 유일한 대안”
스리랑카 릭샤 기사들이 지난 4월13일 콜롬보의 주요소 앞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리랑카 릭샤 기사들이 지난 4월13일 콜롬보의 주요소 앞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리랑카 총리가 자국 경제가 붕괴했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22일 의회에 출석해 스리랑카가 최근 몇달 동안 식량과 연료 등의 부족과 물가 폭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상황과 관련해 “단순한 물자 부족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완전히 붕괴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막대한 국가와 기업의 부채로 외화가 고갈되어 연료 등 필요한 물품을 수입해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론석유공사의 빚이 7억 달러(9천억원)에 이른다며 “결국 어느 나라도 또 어떤 조직도 우리에게 연료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국민들은 최근 경제난으로 돈이 없어 식사를 건너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으며, 생활필수품이 부족해 가게 앞에는 몇 시간씩 기다리는 줄이 늘어선 경우가 흔하다고 외신들이 전한다. 스리랑카는 1970년대 개방경제로 돌아선 뒤 중산층이 증가하는 등 꾸준히 경제적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경제난과 외환 위기로 스리랑카 통화 루피의 가치가 80% 급락하고, 필수품 부족과 물가 급등에 국민의 살림살이는 핍박해졌다.

이렇게 스리랑카 경제가 무너진 배경으로는 우선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집안의 독점적 권력 행사와 전횡으로 정치적 부패와 무능이 손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어려워지고 최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에너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의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큰 경제적 충격파가 몰아닥친 것이다.

지금까지 스리랑카 경제는 이웃나라 인도가 4억 달러(5천억원)를 지원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근근이 버텨왔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도 벌이고 있다. 스리랑카는 이미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7억 달러(9천억원)에 대해 상환 연기를 선언한 상태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인도의 지원만으로는 스리랑카 경제가 더는 파산을 면할 수 없다며 현재로썬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리랑카와 협상 중이며 실무 차원의 합의가 다음달 말이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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