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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점거한 시위대 수영·낮잠에 카드 놀이도

등록 2022-07-11 11:41수정 2022-07-12 02:45

시위대, ‘라자팍사가 공식 사임 때까지 점거 계속’
9일 점거 이후 수천명의 시민들이 관람
수영, 카드놀이, 독서, 낮잠 등 진풍경
10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궁을 점거한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0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궁을 점거한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최악의 경제위기로 인한 비판 여론에 사임을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라자팍사 대통령이 실제로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며 관저 점령을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에서 책을 읽거나 수영을 하기도 했다.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를 점거한 반정부 시위대들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물러날 때까지 점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

라자팍사는 지난 9일 의회 대변인을 통해 오는 13일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라자팍사는 본인이 직접 나타나거나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라자팍사는 현재 스리랑카 해역에 있는 해군 함정에 있다고 군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도 한 해군기지에 머물고 있다고 이 소식통들은 말했다.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도 사임을 발표했다.

시위대들은 라자팍사의 의도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학생 시위의 지도자인 라히루 위라세카라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가 실제로 떠날 때까지 이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에프페>는 11일 시위대가 대통령궁에서 현금 다발 1785만루피(약 6532만원)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도 보도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올해 초부터 물가앙등과 생필품 부족 사태 앞에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계속됐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9일 수천명이 대통령궁과 총리 관저에 앞에 몰려 들며 절정에 올랐고, 시위대들은 관저로 난입해 점거했다. 이날 시위로 수십명이 부상당했고, 3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수도 콜롬보의 한 주요 병원의 대변인이 <아에프페> 통신에 밝혔다.

시위대들은 이날 라자팍사 관저 기능을 겸한 대통령궁에 모여서 구호를 외치고, 국기를 흔들다가 경찰의 방어선을 뚫고는 관저로 들어갔다. 시위대들은 대통령궁 전역을 돌아다니며, 책상 서랍을 열어 비우고, 대통령의 소지품들을 뒤졌다. 일부 시민들은 수영장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라자팍사의 호화스러운 욕실 욕조에서 목욕을 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라자팍사 대통령 집무실의 책상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소파에 누워서 한가롭게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스리랑카 대통령궁의 응접실 소파에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시민. EPA 연합뉴스
스리랑카 대통령궁의 응접실 소파에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시민. EPA 연합뉴스
수천명의 시민들이 자녀들을 동반하고는 대통령궁을 찾고 있고, 시위대의 지도부는 이들을 통제하려고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등 치안병력은 옆에 서서 단지 지켜만 보고 있다. 4명의 자녀를 동반하고 대통령궁을 찾은 라시미 카빈드야는 “이 궁의 호사스러움을 보라”며 “우리는 작은 집에서 사는데 이 궁은 국민들의 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탄했다.

점거된 대통령궁을 찾은 시민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점거된 대통령궁을 찾은 시민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수영장은 가장 인기있는 장소로 떠올랐다. 풀 주변에는 시민들이 늘어서 있는 가운데, 풀 안으로 뛰어든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겼다. 대통령이 자는 곳으로 추정되는 기둥 4개가 달린 침대가 있는 침실도 인기 장소였다. 사진을 찍은 시민들이 몰려들어서 북적거렸다.

스리랑카 대통령궁을 찾은 시민들의 행렬.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스리랑카 대통령궁을 찾은 시민들의 행렬.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시민들이 대통령궁의 방과 방 사이를 돌아다니며, 호사스러운 집기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라자팍사는 전날 치안당국의 경고를 받고는 관저에서 이미 피신한 상태이다. 라자팍사는 보통 인근의 별도 가옥에서 잠을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스리랑카 총리 관저에서 카드 놀이를 하는 시민들. 게티이미지/<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스리랑카 총리 관저에서 카드 놀이를 하는 시민들. 게티이미지/<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시위대에 점거된 총리 관저 역시 시위대들의 전리품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 총리 관저의 응접실에 모여서 카드 놀이를 하는 장면들이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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