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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포토] 12년 살아온 집에 바닷물이 점점 차오른다

등록 2022-08-02 11:43수정 2022-08-02 17:52

기후위기 최전선 피지의 오늘
여덟살 라투칼리 마다나와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다이빙 중 잠시 휴식하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 명의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세루아(피지)/로이터 연합뉴스
여덟살 라투칼리 마다나와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다이빙 중 잠시 휴식하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 명의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세루아(피지)/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며 태평양의 많은 섬나라들이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오세아니아의 작은 섬들로 구성된 피지의 해안 마을에도 바닷물이 밀려들며 주민들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피지 등 섬나라와 저지대에 위치한 작은 연안국들은 1990년부터 군소도서국연합(AOSIS)을 꾸려 기후협상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저만치 내달리는 기후변화의 보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각) 피지 베이바툴로아 마을에서 라푸마 투치오는 자신의 집 주위로 밀려드는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67살의 그가 이 마을에 산 지는 약 20년, 바닷가의 이 집에서는 약 12년을 살았다. 섬과 더불어 또다른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는 해가 거듭될수록 자신의 집을 한뼘씩 더 침범해온다.

라투셀라 와카나체바(14)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만조로 불어난 바닷물을 피해 위태롭게 걷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라투셀라 와카나체바(14)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만조로 불어난 바닷물을 피해 위태롭게 걷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같은 날 자신의 손자와 함께 어망 등을 챙겨 고기잡이에 나서는 로모니 투비부나의 발 아래 침수된 방파제가 보였다. 파도에 맞서던 방파제의 높이를 훌쩍 넘긴 해수면은 막연히 두려워하던 미래가 오늘로 닥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등 같다.

다이빙을 하다 잠시 숨을 고르는 여덟살 라투칼리 마다나와의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는 지금 이 지역사회에 닥친 시급한 숙제가 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적응하기 어려워진 지금 8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기후변화가 지구 곳곳에 불러일으키는 환경 재난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이 시기, 그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피지의 오늘을 사진으로 모아 본다.

지난달 15일 피지 세루아 마을에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피지 세루아 마을에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라푸마 투치오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피지 베이바툴로아 마을에서 자신의 집 주위로 밀려드는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다. 피지 베이바툴로아/로이터 연합뉴스
라푸마 투치오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피지 베이바툴로아 마을에서 자신의 집 주위로 밀려드는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다. 피지 베이바툴로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2일(현지시각) 피지 토고루 마을에서 만조로 불어난 바닷물 아래 잠긴 묘지가 보인다. 현지 주민 셀라이 울루이부야가 물에 잠긴 묘지 사이에서 손으로
<figure id="image_20583964" class="image noselect " data-no="20583964" data-w="970" data-h="647" data-large=""><img class="imageUrl noselect" style="width: 970px;" src="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70/647/imgdb/original/2022/0802/20220802501324.jpg" alt="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만조 때 침수된 방파제 옆 집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figcaption class="imageCaption" placeholder="Enter image caption">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만조 때 침수된 방파제 옆 집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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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하고 있다. 피지 토고루/로이터 연합뉴스</img>
지난달 12일(현지시각) 피지 토고루 마을에서 만조로 불어난 바닷물 아래 잠긴 묘지가 보인다. 현지 주민 셀라이 울루이부야가 물에 잠긴 묘지 사이에서 손으로
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만조 때 침수된 방파제 옆 집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피지 세루아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만조 때 침수된 방파제 옆 집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낚시 하고 있다. 피지 토고루/로이터 연합뉴스

현지 주민 세미시 마다나와(38)가 지난달 7월 15일 피지 세루아 마을 인근 자신의 배에서 낚시 중 딸 알리티 마다나와(3)를 안아 토닥이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현지 주민 세미시 마다나와(38)가 지난달 7월 15일 피지 세루아 마을 인근 자신의 배에서 낚시 중 딸 알리티 마다나와(3)를 안아 토닥이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피지 부니도골로아 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교회에 모여 주일 예배를 함께 하고 있다. 피지 부니도골로아/로이터 연합뉴스
피지 부니도골로아 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교회에 모여 주일 예배를 함께 하고 있다. 피지 부니도골로아/로이터 연합뉴스

피지 부니도골로아 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교회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있다. 피지 부니도골로아/로이터 연합뉴스
피지 부니도골로아 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교회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있다. 피지 부니도골로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피지 세루아 마을에 무지개가 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피지 세루아 마을에 무지개가 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태평양의 수위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자 8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포기하고 이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통스러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피지 세루아/로이터 연합뉴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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