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새 국가주석 보 반 트엉(52)이 2일(현지시각)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통신사 EPA 연합뉴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에 50대의 젊은 지도자 보 반 트엉(52) 공산당 상임 서기가 선출됐다.
베트남 의회는 2일(현지시각) 특별 회의를 열어 트엉 국가주석의 임명안을 의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날 트엉 서기를 새 국가주석으로 지명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1월 전임자인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이 부하 공무원들의 부패, 비리, 규정 위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받고 돌연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트엉 새 주석은 역대 가장 젊은 국가주석일 뿐 아니라 현재 공산당 정치국에서 가장 젊은 인사이다. 하지만, 대학시절 청년 공산당 조직에서 당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 당간부라는 점이 이번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남부 빈롱성 출신으로 지난 2004년 호찌민 12군 당서기에 임명된 뒤 2016년 정치국원이 됐다. 이후 당 중앙선전국장 등 요직을 거쳐 최연소 국가주석이 됐다.
트엉 주석은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78) 당 서기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응우옌 서기장은 현재 베트남 당국이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패 척결 운동’을 주도하고 인물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공무원 사회를 바싹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부패 척결 운동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엉 주석은 이날 취임 선서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단호히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인사가 전임 주석의 돌연 사퇴에 따른 베트남 정치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기존 외교 및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일부에선 50대 젊은 지도자의 전격 발탁에 주목하며, 2026년 세번째 임기를 마치는 고령의 쫑 서기장 이후를 겨냥한 세대 교체의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베트남은 권력서열 1위 당 서기장을 정점으로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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