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10만명 체류시설 건설” 말레이, 이주 1년뒤 집 구입·주식 투자등 가능케
한국과 일본 등의 부유한 은퇴자를 유치하기 위한 동남아 나라들의 경쟁이 뜨겁다. 이미 1987년부터 외국인 은퇴자 유치에 눈을 뜨기 시작한 말레이시아는 지난 1월 ‘마이 세컨드 홈’이라는 은퇴자 유치 프로그램을 크게 손질했다. 4월부터 적용되는 새 규정을 보면, 체류비자의 유효기간은 기존의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말레이시아 국내 은행에 정기예금으로 예치하도록 의무화한 자금의 용도도 이주한 지 1년 뒤부터는 완화된다. 집·차를 사거나 국내 상장기업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부유한 외국인 유치와 동시에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타이 정부 관광청이 최대주주인 ‘타이 롱스테이 매니지먼트’는 11개국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은퇴자 유치를 위한 시설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동안 2천억바트(약 5조원)를 투자해 외국인 10만명이 체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방콕과 북부의 치앙마이 등 12개 도시를 장기체류 도시로 지정했다. 긴급 상황 때 대응 가능한 외국어 콜센터 설치 등도 검토 중이다. 특히 일본과 이들 나라의 생활비 격차가 매우 크고, 2007년부터 일본 ‘단카이세대’(1947~49년 출생)의 대량퇴직이 시작되기 때문에 일본인 은퇴자에 대한 구애공세가 뜨겁다. 필리핀은 오는 20일 도쿄를 시작으로 일본 각지에서 필리핀 생활 형태와 장기체류 절차 등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연다. 정부의 인정을 받은 외국인 은퇴자 시설도 2004년의 3배인 60곳으로 늘어났다. 필리핀은 올해 장기체류 은퇴자 유치 목표를 2천명으로 정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일본인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2월부터 55살 이상 일본인에 한해 180일 체류 가능한 특별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국은 외국인 은퇴자에게 취업 기회를 주거나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원책 강화를 통한 경쟁력 높이기를 모색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전했다. 선진국의 은퇴한 숙련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면 기술흡수가 가능하며, 이들 은퇴자 또한 현지적응이 쉽고 삶의 보람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통산성 고위관계자는 전문지식·기능을 갖춘 외국인을 ‘1~2개월 근무, 석달 휴가’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타이도 일본인 퇴직자 등을 산·관·학의 자문역으로 몇개월 단위로 초청하고 싶다는 방침을 비쳤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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