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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캄보디아 집권당 또 전석 석권? 훈 센, 총선 뒤 2대 세습 시작

등록 2023-07-23 19:30수정 2023-07-24 02:41

캄보디아 총선이 23일 실시돼,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날 아침 칸달주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캄보디아 총선이 23일 실시돼,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날 아침 칸달주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독재자 훈 센(70) 총리가 38년째 집권 중인 캄보디아에서 총선이 23일 실시됐다. 집권당 압승이 확실시되는 이번 총선 뒤 훈 센 총리는 아들에게 권력을 넘기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훈 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의 대변인 소크 에이산은 이날 투표 종료 뒤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투표율은 약 84%를 기록했다.

총선 전부터 캄보디아인민당이 하원 125석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했다. 이번 총선이 캄보디아인민당과 경쟁할 만한 주요 야당들이 모두 선거 참여 자격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제1야당인 촛불당(CP)의 선거 참여를 금지했다. 선관위는 촛불당이 총선 참여에 필요한 서류를 누락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에는 요구되지 않았던 절차였다. 촛불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22%를 득표한 유력 야당이다. 여당의 지원을 받는 17개의 군소 정당이 이번 총선에 참가하지만, 이 군소 정당들이 의석을 획득하면 기적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2018년 7월 총선 때도 캄보디아인민당은 경쟁자 없이 선거를 치러 125석 전석을 독차지했다. 대법원이 한해 전인 2017년 11월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외부 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꾀했다며 캄보디아구국당 해산 판결을 내렸다. 유력 야당 정치인인 켐 소카 전 캄보디아구국당 대표도 올해 초 반역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 ‘민주주의의 목소리’도 폐쇄당했다.

훈 센 총리는 총선 뒤 권력을 아들인 훈 마네트(45)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에게 넘기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일 중국 <봉황텔레비전>과 한 인터뷰에서 “총선 뒤 3~4주가 지나면 훈 마네트가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훈 센 총리는 2021년 12월 마네트를 후계자로 지명했고, 캄보디아인민당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마네트는 투표 전날인 21일 캄보디아인민당의 마지막 선거운동 집회를 주도하는 등 아버지를 대신해 이번 선거운동을 이끌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총선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야당들의 참여가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자유도 침해받고 있다. 훈 센 정부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 투표 불참이나 투표지 훼손도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훈 센 총리는 캄푸치아공산당 무장 조직인 ‘크메르 루주’ 부대원 출신이다. 크메르 루주가 1975년 집권 뒤 과격한 공산독재 체제를 지향하면서 주민 수십만~수백만명이 학살 또는 기아로 목숨을 잃자, 크메르 루주에서 이탈한 그는 베트남으로 도망쳤다. 베트남군이 1978년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베트남군 지원으로 1985년부터 집권했고, 1997년에 친위 쿠데타를 통해서 장기 독재체제를 구축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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