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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망명 20년 탁신 전 총리 8월 귀국”…타이 정치 요동칠까

등록 2023-07-27 11:41수정 2023-07-28 02:32

타이공헌당 이끄는 딸 패통탄이 밝혀
탁신 친나왓 전 타이 총리. AFP 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전 타이 총리. AFP 연합뉴스

20년 가까이 국외를 떠돌던 탁신 친나왓(76) 전 타이 총리가 다음달 10일 귀국한다. 그의 딸이 이끄는 타이공헌당이 친군부 세력과 손을 잡고 집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한 뒤 귀국 사실이 전해졌다.

탁신 전 총리의 딸로 지난 5월 총선에서 원내 제2당의 자리에 오른 타이공헌(푸아타이)당을 이끄는 패통탄 친나왓 의원은 26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8월10일 아버지가 (방콕) 돈무앙 공항을 통해 돌아온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지난해 초부터 진지하게 귀국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가족들이 탁신 전 총리의 귀국 결정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적었다.

탁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기간 저소득층 의료보험 혜택 확대 등을 통해 서민층의 큰 지지를 받았지만, 부패 의혹도 끊이지 않는 논쟁적 인물이다. 2001년 2월 총리에 취임한 뒤 2005년 총선에서도 그가 이끌던 타이락타이당이 압승을 거뒀다.

정치 인생에 암운이 드리운 것은 그 이후였다.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며 실각했다. 탁신은 쿠데타 당시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긴 망명 생활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2008년 2월 타이락타이당의 후신에 해당하는 인민의힘(피플파워)이 집권하자 잠시 고국 땅을 밟았지만,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자 그해 8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참관을 이유로 다시 출국했다. 이후 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사라진 뒤에도 타이 사회는 20여년 동안 친탁신과 반탁신으로 나뉘어 대립해 왔다. 그만큼 타이 정치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탁신 전 총리의 귀국으로 혼란스러운 타이 정치는 더욱 요동칠 수 있다. 지난 5월 총선 때 왕실 모독죄 개정과 징병제 폐지라는 급진적 공약을 내건 전진당이 하원 500석 중 151석을 획득해 1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타이공헌당은 141석을 얻어 2위였다. 전진당과 타이공헌당 등 8개 야당은 연합을 구성해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냈다. 지난 19일 타이 의회에서 피타 대표를 총리로 선출하기 위한 2차 투표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타이 헌법재판소가 같은날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그의 의원 자격을 정지하며 논란 끝에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이후 차기 정부 구성 주도권을 쥐게 된 타이공헌당이 집권을 위해 친군부 세력을 연정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타이 총리는 상·하원 양원 합동 선거로 뽑는데 상원의원 250명은 군부가 지명한다. 친군부 세력 협조 없이 타이공헌당이 집권하기는 어렵다. 결국 타이공헌당이 친군부 세력과 연합하게 된다면, 전진당이 추진하려 했던 개혁 정책들은 당분간 타이 정치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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