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농촌마을 자자르코트에 있는 학교가 3일 밤 일어난 규모 5.6의 지진으로 무너졌다. EPA 연합뉴스
네팔 지진으로 숨진 이들이 최소 160명으로 늘어났다. 주거지가 지진에 취약하고 구조대 접근이 어려워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400㎞ 떨어진 자자르코트에서 3일 밤 일어난 지진으로 숨진 이들이 적어도 15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네팔 당국자는 “농촌 마을인 자자르코트에서 적어도 105명이, 이웃 지역인 루쿰에서 52명이 숨졌고, 모두 18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지진으로 많은 집이 무너져 사람들이 건물더미에 묻혔으며, 겨우 몸만 빠져나온 생존자들은 플라스틱 조각과 옷가지 등으로 추운 밤을 버텨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피해가 큰 치우리 마을의 한 주민은 옆에 흰 천으로 둘러싸인 시신 13구를 가리키며 “우리는 지진으로 숨진 주민을 화장하고 다친 이들을 돌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의 집들은 대체로 흙과 돌 나무로 지어져 지진의 충격에 취약해 피해가 컸다. 또 산악지대여서 구조대의 육로 접근이 어려운 데다, 마침 지진으로 산사태가 일어나 길마저 일부 끊겨 구조 작업도 지연됐다. 나라얀 카지 쉬레스타스 총리 대행은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길 복구에 나섰으며 헬기로 피해지역에 음식과 의료품, 텐트 등 구호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방송들은 동원된 군병력 등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부상자를 구조해 실어나르거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지진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일어나 피해가 더 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 밤 11시47분 일어난 지진의 규모는 5.6이고 진원은 지하 18㎞ 지점이다. 무너진 집 더미에 갇혔다 구출된 한 주민은 “일찍 잠들었는데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빨리 달아나려 했으나 집 전체가 무너졌고 내 몸 절반이 무너진 집 더미에 깔려 꼼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네팔은 지진이 잦은 나라다. 2015년엔 수도 카트만두 서쪽 80㎞ 지점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나 9천명이 숨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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