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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 보란듯…중, 전세계 요충지 100여곳에 ‘해상거점’

등록 2023-11-07 14:37수정 2023-11-08 07:20

‘일대일로’ 10년새 갑절 늘어
중국산 수출용 차량이 2일 산둥반도의 옌타이 항구 주차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산 수출용 차량이 2일 산둥반도의 옌타이 항구 주차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이 지분을 투자해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해상교역 거점이 10년 사이에 두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의 전략 요충지에 자리잡은 이들 거점 항구가 잠재적으로 미국의 해양 패권에 도전할 ‘디딤돌’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6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시아~유럽~아프리카 해상로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포함한 ‘일대일로’ 구상을 내놓던 2013년엔 중국이 세계 44개 항구에 지분을 투자해 해상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10년이 지난 현재는 중국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항구가 50여국에서 100곳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해양 강국”의 꿈을 설파하며 해상 거점 확보를 정책적으로 추진해왔다. 신문은 중국의 해상 거점은 말 그대로 오대양 육대주에 이르고, 대부분 주요 해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항구에 투자한 주체는 주로 중국 국영기업이고 투자 목적 역시 해상 물류기지로 활용하려는 상업적 용도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선 이들 거점의 군사 전략적 함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럴 에번스 미국 육군전쟁대학 전략연구소 국장은 “그들이 투자를 집중하는 특정 항구에 전략적 의미가 있다는 강력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원양해운집단(COSCO)은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의 칼리파 항구에 상업용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미군 기지로부터 불과 50마일(80㎞) 떨어져 있다. 이 시설이 상업용 목적 이외에 미군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잠재적으로 미국의 해상로를 제약하는 데도 쓰일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또 2017년 홍해 입구에 자리한 전략적 요충지인 지부티 항구 근처에 군사용 기지를 건설했다. 이곳 역시 미군 기지에서 6마일(9.6㎞)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중국이 투자를 집중하는 인도양은 중국 교역량의 80%가 지나는 핵심 해상로이다. 중국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를 99년 동안 임대했다. 나아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해운업체는 올해 초 수에즈 운하의 양쪽 관문에 위치한 아인 수크나 항구와 알렉산드리아 항구의 터미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등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에서 20곳 넘는 항구에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파나마 운하 양쪽 어귀의 항구는 물론 아무런 기반시설도 없던 페루의 창카이에는 30억달러(3조9000억원)를 투자해 항구를 개발하고 있다.

군사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해양 진출은 아직 미국에 몇십년은 뒤처져 있다. 미국이 해외의 해양 군사기지를 750곳 운영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지부티 단 한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 해군은 최근 급속히 덩치를 키우며 원양으로 뻗어나가려 하고 있다. 스티븐 와츠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막상 정면 대결의 순간이 오면 중국이 이런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건 일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작 카던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도 “중국은 이미 주요 상업적 해양 강국”이라며 “주요 해상로를 장악하는 것만으로 미국의 교역로를 압박하는 비대칭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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