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5일에 한명꼴로 사망
지진해일(쓰나미)과 지진, 화산 폭발 등 잇따른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도 커져가고 있다. 주변 다른 나라에 견줘봐도 감염건수나 사망자수의 급증이 두드러진다.
<에이피(AP)통신>은 인도네시아에서 5월 한 달 동안에만 13명이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로 사망했다고 31일 보도했다. 2.5일에 한 명꼴이다. 올해 전체 사망자수도 25명으로, 지난 한햇동안의 사망자 11명을 벌써 훌쩍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다. 지난해 19명의 사망자를 냈던 베트남이나 2명이 숨졌던 타이에서 5월23일 현재 조류인플루엔자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2003년 이후 사망자수도 36명으로, 베트남의 42명에 이어 두번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네시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에서 근무 중인 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학자인 스티브 비요즈는 “인도네시아 보건부 관계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를 퇴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실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 관계자도 “몇몇 지역이 조류인플루엔자를 심각하게 보지 않고 일종의 풍토병이라고 여기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조류인플루엔자 책임자는 31일 로마에서 이틀간 열린 조류인플루엔자 국제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수가 실제보다 적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농민들에게 (가축 폐사시) 적절한 보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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