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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푸미폰 타이 국왕 즉위 60돌

등록 2006-06-09 18:44수정 2006-06-09 22:20

9일 즉위 60돌 기념일을 맞아 방콕에서 종교의식을 올리고 있는 푸미폰 타이 국왕과 시리낏 왕비. 푸미폰 국왕은 최근 탁신 총리 사임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 단결을 촉구했다. 방콕/AFP 연합
9일 즉위 60돌 기념일을 맞아 방콕에서 종교의식을 올리고 있는 푸미폰 타이 국왕과 시리낏 왕비. 푸미폰 국왕은 최근 탁신 총리 사임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 단결을 촉구했다. 방콕/AFP 연합
말 한마디로 정국 좌우하는 ‘국가의 영혼’
정치적 혼란으로 몸살을 앓던 타이가 오랜만에 잔치 분위기로 들떴다. 전세계 25개국 왕과 왕족들도 방콕에 모였다. 9일로 즉위 60돌을 맞은 푸미폰 아둔야뎃(78) 타이 국왕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국왕은 왕궁 발코니에서 ‘국민과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타이인들이 상서롭게 생각하는 시간인 19시19분에는 모든 타이인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촛불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며칠 동안 코끼리 행진 등 축하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타이 곳곳은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과 국왕의 초상화로 물결을 이뤘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재위 국왕’인 그는 타이 현대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입헌군주제인 타이에서 절대왕권은 1932년 폐지됐지만, 푸미폰 국왕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낸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타이 정치의 고비고비마다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평소 “현실을 알지만 입은 닫는다”는 정치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지만, 1973년 군부가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에게 발포하자 왕궁 문을 열어 도망치는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등 군사정권 반대를 분명히 했다. 92년 군사쿠데타와 뒤이은 민주화 시위로 희생자가 늘자 양쪽의 지도자를 불러들였고, 국왕 앞에 머리를 조아렸던 쿠데타 주모자 수친다 끄라쁘라윤 장군은 곧 사임했다.

올해에도 탁신 친나와트랏 총리 일가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지자 탁신 총리를 궁전으로 불렀고, 국왕을 만난 후 탁신 총리는 “올해는 국왕 즉위 60돌인 상서로운 해이기 때문에 사임한다”며 물러났다.

당시 타이 일간지 <네이션>은 “국왕이 속삭인다”는 제목을 달았다. 조용한 말 한마디로 쿠데타나 정치적 소요가 멈추고, 총리를 하야시키는 국왕의 힘을 표현한 것이다. 차크리 왕조의 9대 국왕이자 ‘국가의 영혼’으로 불리는 그는 17번의 쿠데타, 21명의 총리를 지켜보면서 섬세하게 정치적 풍랑을 해쳐왔다.

1950년대부터 자급자족형 농업개발계획을 추진해 왔고, 고산지대 소수민족들의 고냉지 채소 재배를 돕기도 했다. 세계적인 인공강우 전문가로, 직접 개발한 인공강우 기술로 가뭄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해 국제특허도 받았다. 그동안 한번도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적이 없으며, 재즈 연주자로도 활약할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도 가지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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