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평화축제 안전 우려…외교부, 항공편 등 비상대책
속보=한국의 일부 개신교도들이 5∼7일 카불에서 열려고 하는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와 관련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이미 아프간에 들어왔거나 앞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모든 한국인을 강제 출국시키라고 지시했다고 2일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아프간 정부는 1일에도 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인도 뉴델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35명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고 1∼2일에 걸쳐 모두 강제출국시켰다”며 이렇게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아프간 외무성의 제이훈 정무1국장은 1일 유영방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를 불러, “지난달 31일 카불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8명이 죽는 사고가 났다”며 “이번 행사가 강행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없어 카르자이 대통령이 강제출국 조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평화축제’엔 ‘아프가니스탄2006운동본부’ 주관으로 작은 교회 1천여곳의 신도 2천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략 1500여명이 이미 아프간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려는 이들은 카불·바미얀·마자리샤리프·헤라트·칸다하르 등에 흩어져 있다가 행사 직전 카불에 집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2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들도 이번 행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행사를 취소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주도 동맹군 및 나토 회원국 위주의 국제치안군과 안전 확보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아프간 내 한국인들의 긴급 출국을 위한 항공편 운항 등 비상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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