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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마하타르,후계자 ‘맹폭’

등록 2006-08-21 18:56

바다위 총리가 국책사업 뒤집자 격분
부패 의혹까지 퍼트려…권력투쟁 성격
3년전 퇴임하면서 정치불간섭을 공언한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후계자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현 총리에 대해 전방위적인 비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마하티르는 재임중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국책사업을 현 총리가 뒤집은 데 분노해오다, 최근에는 직접 총리 일가의 부패 의혹까지 제기하며 바다위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두 사람이 등을 완전 돌린 데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잇는 새 다리 건설 프로젝트가 지난 5월 폐기된 게 결정적이었다고 <비비시> 등은 진단했다. 마하티르는 바다위 총리가 싱가포르의 반대를 앞세워 새 교량 건설을 취소하자, “주권을 싱가포르에 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비겁자란 표현까지 써가며 현 총리를 비난했다. 그는 앞서도 현 총리가 △(자국산 자동차 생산 프로젝트 ‘프로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입차 분량을 대폭 늘리고 △프로톤 최고경영책임자를 바꾼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정책에 집중됐던 불화가 이달부터는 총리 신상에 대한 공격으로 비화했다. 마하티르는 이달 초 기자들에게 “현 총리의 사위 카이리 자말루딘이 정부의 계약자 선정을 좌지우지하고 정책 결정의 핵심 구실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자말루딘은 장인이 총재로 있는 집권당 ‘통합말레이국민기구(UMNO)’의 청년조직 부부장을 맡고 있다. 바자위 총리도 지난주 국영텔레비전에 출연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마하티르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부패의 증거를 포함해, 한번에 하나씩 폭로할 여러가지가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목의 근저에는 “권력과 정치자금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당인 국민정의당의 아르 시바라사 부총재는 “마하티르는 집권시절의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마하티르의 당내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오는 11월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바다위가 다시 총재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통합말레이국민기구 총재 선거에서 현직 후보가 패배한 선례가 없다. 바다위가 재선되면, 더 위태로운 처지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마하티르에게 ‘분노와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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