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이슬람정책·인도 편들기가 반감 불러
무샤라프 정권, 정치목적 위해 무장단체 방조
무샤라프 정권, 정치목적 위해 무장단체 방조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맹방인 파키스탄이 최근 미국행 비행기 동시테러 음모가 적발되면서 오히려 ‘테러와의 전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9·11 이후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전개하는 ‘대테러 전쟁’으로 반미감정이 고양된데다, 이슬람 정서를 교묘히 활용하는 무샤라프 정권의 정략 등으로 서방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지면서 이슬람 과격파가 득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세진 반미, 지하드 기반 강해져=지난 10일 영국 경찰이 적발한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 동시테러 음모는 ‘테러와의 전쟁’ 한 가운데에 선 파키스탄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이 사건으로 영국에서 파키스탄계 용의자 23명, 파키스탄에서 파키스탄계 영국인을 포함해 모두 13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영국 경찰은 23명 가운데 11명을 일단 기소했다. 이 음모를 최초 적발한 곳은 다름아닌 파키스탄 정보당국이었다. 테러 용의자와 단속 주체 모두 파키스탄과 관련된 셈이다.
왜 이런 구도가 가능했을까.
분석가들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이 미국의 테러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있으나, 파키스탄에서의 이슬람 지하드(성전) 기반은 더 강력해졌다고 분석했다. 그 원인의 첫 손에는 ‘대테러 전쟁’을 비롯한 미국의 이슬람 정책이 꼽힌다. 워싱턴의 광범위한 반이슬람 정책과 이스라엘과 인도와의 유착 때문에 파키스탄에 숨어들어온 알카에다 조직원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키스탄 일간 <돈>은 분석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군부독재도 또 다른 요인이다. 7년의 재임 기간 동안, 그는 군복을 입은 측근들을 권력의 핵심 요직 곳곳에 심었고 집권당의 권한은 약화시켰다.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해 헌법을 고치고, 선거 부정을 자행하는 등 독재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런 행태는 무샤라프를 지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지적했다.
무샤라프는 또 이슬람근본주의를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그는 이질적인 이슬람 정당들이 연대하도록 막후에서 조종했다. 제3의 정치세력을 통해 세속 정당인 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들 이슬람 정당들은 현재 이슬람 율법(샤리아)의 확대 적용을 추구하면서 이슬람 정서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카슈미르 지하드도 한몫 =인도와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카슈미르 문제도 또 다른 축이다. 파키스탄 정권은 현재 전세계적인 지하드 단체인 알카에다와 싸우고 있으나, 자신들은 정작 또 다른 지하드 단체를 방조하고 있다. ‘순수군’이란 의미의 ‘라슈카르-에-토이바’ 등 여러 단체들이 카슈미르의 이슬람 무장단체 투쟁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최근 불법단체로 규정된 ‘순수군’의 책임자 하피즈 사이드는 지난 3월 라호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공개적으로 지하드를 촉구했다. 그는 올 초 파키스탄 정권에 의해 잠시 구금됐으나, 이는 인도를 달래기 위한 미국의 요구가 막후에서 반영된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파키스탄 군부가 인도와 아프간에서 활용하기 위해 용인해왔던 이슬람 무자헤딘(전사) 양성학교도 현재 문을 닫지 않고 있다. 1만~4만개로 추정되는 파키스탄의 이슬람학교(마드라사) 몇 군데에서는 군사훈련도 시키고 있다. 탈레반 전사 수천명을 길러낸 마드라사를 졸업한 이슬람 청년들은 지금도 카슈미르와 아프간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체첸 그리고 그 너머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달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보여준 두가지 행태는 파키스탄 이슬람 근본주의 확대를 막기가 왜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객기 동시테러가 적발된 직후 부시는 “우리는 이슬람 파시스트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테러와 무관한 다수 이슬람 교도들이 파시스트로 지목된 것이다. 그는 또 지난주 무샤라프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 적발에 도움을 준데 감사를 표하고 다음달 미국에 와 줄 것을 요청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카슈미르 지하드도 한몫 =인도와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카슈미르 문제도 또 다른 축이다. 파키스탄 정권은 현재 전세계적인 지하드 단체인 알카에다와 싸우고 있으나, 자신들은 정작 또 다른 지하드 단체를 방조하고 있다. ‘순수군’이란 의미의 ‘라슈카르-에-토이바’ 등 여러 단체들이 카슈미르의 이슬람 무장단체 투쟁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최근 불법단체로 규정된 ‘순수군’의 책임자 하피즈 사이드는 지난 3월 라호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공개적으로 지하드를 촉구했다. 그는 올 초 파키스탄 정권에 의해 잠시 구금됐으나, 이는 인도를 달래기 위한 미국의 요구가 막후에서 반영된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파키스탄 군부가 인도와 아프간에서 활용하기 위해 용인해왔던 이슬람 무자헤딘(전사) 양성학교도 현재 문을 닫지 않고 있다. 1만~4만개로 추정되는 파키스탄의 이슬람학교(마드라사) 몇 군데에서는 군사훈련도 시키고 있다. 탈레반 전사 수천명을 길러낸 마드라사를 졸업한 이슬람 청년들은 지금도 카슈미르와 아프간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체첸 그리고 그 너머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달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보여준 두가지 행태는 파키스탄 이슬람 근본주의 확대를 막기가 왜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객기 동시테러가 적발된 직후 부시는 “우리는 이슬람 파시스트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테러와 무관한 다수 이슬람 교도들이 파시스트로 지목된 것이다. 그는 또 지난주 무샤라프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 적발에 도움을 준데 감사를 표하고 다음달 미국에 와 줄 것을 요청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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