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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양치기 소년’ 탁신 또 사임 뜻

등록 2006-09-17 18:57

타이 증시 안정기대에 상승…반대진영 “못 믿겠다” 공세
탁신 총리의 길고 긴 “안녕”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올들어 타이 정국을 이리저리 뒤흔들어 온 탁신 시나와트라(57) 총리가 또 사임 뜻을 밝혔다. 탁신 총리는 14일 에 방송된 인터뷰에서 “나는 이미 6년이나 총리로 일했다. 총선 이후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사임할 때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해외순방 기간 동안 총리직을 계속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비동맹회의 참석과 미국 방문 등 해외순방 중이며, 22일 타이로 돌아올 예정이다.

타이 총리가 사임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로 인해 벌어진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14일 타이 증시는 3.78포인트(0.54%) 오른 701.97 포인트로 마감했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러나, 반대 진영은 이미 여러번 말을 바꿔온 탁신 총리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반대운동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학생과 강사들은 탁신 사임 요구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고, 총리의 최대 비판자인 언론인 손디 림통굴과 그의 지지자들도 다음주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고 타이 일간 <네이션>이 15일 보도했다.

억만장자 재벌에서 총리로 변신해 탄탄대로를 달리던 탁신 총리는 올들어 타이 정국을 안개 속으로 밀어넣은 주인공이 됐다. 올 1월 그의 일가가 타이 최대 이동통신기업 ‘친 코퍼레이션’의 주식 49.6%를 싱가포르 국영기업에 19억달러에 팔아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도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자 탁신 총리는 2월 의회를 전격해산하고 4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야당의 캠페인으로 4월2일 총선에선 기권표가 쏟아졌다. 탁신 총리는 승리를 선언했으나, 다음날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뒤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50여일 동안 해외에 나가있던 탄신 총리는 5월말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슬그머니 총리직으로 되돌아왔다. 당시 그의 대변인은 “총선 때까지 현안을 짊어질 책임을 벗을 수가 없다”고 변명했다. 2월 의회 해산 이후 타이정부는 계속 과도정부 형태다.

8월24일엔 타이 경찰이 총리공관 근처에서 폭발물이 숨겨진 차량을 발견해 총리 암살음모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5명의 군 관계자들이 체포됐다. 반 탁신 진영에선 탁신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비판을 잠재우고 동정을 얻기 위해 자작극을 꾸몄다고 비난했다.

6개월 넘게 계속된 갈팡질팡 정국으로 동남아의 모범생으로 꼽히던 타이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타이 투자청은 올 7월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 신청액이 40억4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55억달러에 비해 38% 줄었다는 통계를 내놨다. 타이 국가경제사회개발청(NESDB)은 4일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4.9%라고 발표했다. 1분기 6.1%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타이 언론들은 탁신 총리로 인한 정국 불안이 경제 불안의 요소라고 비판한다.


4월 총선 무효로 10월15일에 다시 치러질 예정이던 총선은 11월말로 연기될 것이라고 타이 선관위원장이 14일 밝혔다. 4월 총선 뒤 선관위원 3명이 여당에 유리하게 선거를 진행했다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얼마전 새로 선출된 선관위원들의 국왕 승인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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