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타이 차분한 분위기속 ‘민정이양’ 주시

등록 2006-09-21 19:04수정 2006-09-22 02:23

충돌·시위 없이 관공서·학교·은행등 정상 운영
미,민주주의 회복 촉구…군부는 언론검열 시작
쿠데타 이후 표정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환영하지만, 6개월이나 1년 안에 권력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타이 수도 방콕의 약국에서 일하는 끼띠 끼라띠나와난(45)은 20일 <방콕포스트>에 쿠데타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군부가 약속한 민정 이양 일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타이가 일군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쿠데타가 깨뜨릴 수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새 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속한 민정 이양을”= 쿠데타 발발 사흘째인 21일, 타이 수도 방콕은 대체로 쿠데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악명높은 교통 체증은 여전했으며, 전날 휴업령으로 문을 닫았던 관공서와 학교, 은행도 정상 운영됐다. 시내 중심지 유흥가인 팟퐁의 바와 극장도 평소와 다름없이 관광객으로 흥청거렸다. 정부 청사 주변에만 탱크가 배치됐고, 도심 배치 군인들도 전날에 비해 줄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탁신 친나왓 총리의 부패와 권력남용에 염증을 느꼈던 타이 국민 상당수가 쿠데타에 호의적이지만, 동시에 조속한 민정 이양 약속을 지킬지 주의깊게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 쿠데타 각국 반응
타이 쿠데타 각국 반응
탁신 재임 기간 경제적으로 혜택을 입은 농민과 빈민 계층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타이 북부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차이팁 시스왕(43·여)은 “(탁신 이전엔) 200바트(약 5천원)가 없어 병원에 갈 수 없었으나 지금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탁신은 집권중 빈민들이 병원에 갈 경우 30바트만 내도록 했다.

타이 일간 <네이션>은 이날 사설에서 “쿠데타 주도자들이 민정이양 일정을 어떻게 수행할지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쿠데타 주도자들이) 지금 잡고 있는 절대권력을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거나, (앞으로 구성될) 임시정부를 간접통제해서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1일 “우리는 이번 쿠데타가 타이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슬픈 진전임을 명백히 천명한 바 있다”며 미국은 타이에 대한 지원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타이 총리가 20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리면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있다. 개트윅 공항/AP 연합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타이 총리가 20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리면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있다. 개트윅 공항/AP 연합
군부 언론통제 시작= 쿠데타 주역인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이 이끄는 민주개혁평의회는 최고권력기관으로 등장했다. 군부는 21일 정치집회와 새 정당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군부는 아울러 전국 언론사 책임자들을 소환해 언론 검열 정책을 설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군부의 한 장교는 이 통신에 “텔레비전이 시청자의 문자 메시지를 방송하는 것은 물론, 모든 언론 매체가 대중의 의견을 게재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개혁평화위원회는 21일 네윈 칫촙 농업부차관과 용윳 띠야빠이랏 정부 대변인 등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측근 4명을 구금중이라고 밝혔다.

쿠데타 세력은 또 탁신의 기소와 재산 몰수를 위한 첫 단계로 감사원장인 짜루완 마인따까에게 정부 부패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는 탁신의 부패를 고발하려 했던 몇 안되는 현직 관료 가운데 하나다. <네이션>은 이날 탁신과 가까운 재계 인사 등 군부의 조사 대상에 오른 명단 100명을 보도했다.

이슬람 반군의 유력한 지도자가 쿠데타 세력 지지를 선언해, 손티 분야랏글린 총리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 ‘빠따니연합해방체’의 부의장으로 스웨덴에 망명 중인 루크만 비 리마는 <에이피>에 전자우편을 보내 “손티는 타이 남부의 이슬람 지역 문제점을 정확히 아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현 정치적 상황을 잘 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네이션>은 이날 프리디야톤 데와꿀라 중앙은행 총재가 차기 총리직을 수락했다고 보도했으나, 당사자는 이를 부인했다.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 총리는 20일 영국 런던에 도착한 뒤 성명을 내어 “신속하게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며 “나는 지금처럼 정당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