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금지·언론검열에 시민단체 · 야당 비난
군부 탁신세력 거세 가속…재산몰수 시사
군부 탁신세력 거세 가속…재산몰수 시사
쿠데타로 국정을 장악한 타이 군부가 집회와 정치활동 등 기본권을 제약하는 강경 조처를 내놓자, 사태를 관망하던 시민운동과 야당 진영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엔 규모는 작지만 첫 쿠데타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군부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부패 혐의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탁신 세력 거세를 위한 절차를 착착 밟고 있다.
쿠데타 반대 움직임 꿈틀=22일 100명을 넘는 시민운동가와 학생들이 방콕 시암파라곤의 한 쇼핑몰 앞에서 군사쿠데타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9·19 쿠데타 반대 네트워크’라는 단체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위는 지난 19일 쿠데타 발발 이후 첫 반대시위로 기록됐다.
시위대는 ‘이것은 쿠데타지 개혁이 아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군사정권을 비난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이들은 5명 이상 모이는 공공집회를 금지한 군부 포고령을 피하기 위해, 서너명씩 무리를 지은 채 흩어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1시간쯤 뒤 해산했으며 군·경과의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시위를 조직한 쪽은 “7명이 구금됐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9·19 쿠데타 반대 네트워크’는 지난 21일 성명에서 “헌법을 폐지하고 언론을 위협하고 독립적인 기관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행위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군부를 비판했다고 타이 일간 <네이션>이 보도했다.
군부의 정치활동 금지에 야당 지도자도 반발했다. 최대 야당인 아피싯 민주당 총재는 “(군부가 취하고 있는) 어떤 초헌법적인 조처도 지지할 수 없다”며, 가능한 한 빨리 기본권 제한을 풀 것과 6개월 내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탁신세력 제거 가속화=군부는 이날 탁신과 그의 친인척, 정치적 협력자들의 부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반부패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군부는 “탁신 전 총리의 재산을 몰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인 남 임얨 판사는 “특위는 탁신 개인의 비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가 구금 중인 칫차이 완나사팃 제1부총리 등 4명의 각료도 탁신 부정과 관련한 신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 일간 <방콕포스트>는 총리 권한대행인 손티 분야랏글린 장군 쪽이 뽄차이 끄란렛 육군 참모차장 등 탁신 계열 장성을 좌천시키고 쿠데타 지지 장성들을 대거 승진시키는 인사안을 짜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군부는 전날 친탁신계인 경찰 고위간부 4명의 보직을 박탈했으며 손티계인 와이뽓 시누안 중장을 국가정보원장에 보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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