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파차이 파닛차팍 전 세계무역기구(WTO) 총재가 타이 과도정부의 총리를 맡아달라는 군부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타이 일간 <네이션>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고위관계자의 말을 따, 손티 분야랏글린 총리 권한대행의 후견인인 프렘 틴술라논 국왕 최고자문회의 의장이 수파차이 전 총재를 최적의 후보로 낙점하고 설득한 끝에 잠정적인 수락 의사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수파차이는 현재 유엔무역개발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3년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군부는 경제회복과 쿠데타로 손상된 국가 이미지 회복을 위해 그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타이 군은행 총재 시절 프렘 의장을 포함해 군 장성들과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이에 대해 “다음주 초 새 총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다.
군부는 또 민선 총리 지명 이후에도 계속 국정에 관여할 뜻을 명확히 했다. 손티 권한대행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주개혁평의회는 새 총리 취임과 함께 ‘국가안보위원회’로 전환된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밝혔다. 평의회의 위나이 파띠야꾼 장군은 “우리가 총리의 윗사람이 되지도 않고 총리가 우리의 윗사람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가 새 총리의 통제를 받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군부는 과도정부 출범 뒤 입법기구 의원 250명과 새 헌법 제정을 담당할 인민의회 대표 2천명을 직접 임명할 계획이다. 인민의회에서 헌법 초안 작성자 200명을 선출하며 6개월 뒤 헌법 기초안이 마련되면 군부의 독회 수정을 거쳐 국민투표에 부쳐진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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