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동남아 국제학교 ‘열풍 속 역풍’

등록 2006-10-17 18:25수정 2006-10-17 18:28

“내 아이에 영미식 교육을” 학부모 늘어
일부는 “모국어 구사 능력 떨어져 걱정”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교육받지 못하고, 조국인 타이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와 접촉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21세기에 앞서 나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자녀들을 학비가 연간 1만달러가 넘는 국제학교에 등록시킨 타이 학부모 사마카몬 차인타나세리의 고백이다. 그는 자신이 타이 학교에서 배운 것은 “사람들 앞에 나서지 말고 말도 하지 마라는 것뿐이었다”며 자식들에겐 좀더 나은 교육을 시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시아에서 영국과 미국식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는 국제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16일 보도했다.

국제학교 학생 3분의1 타이 학생= 이런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지난달 쿠데타가 발발한 타이다. 1990년대 중반 국제학교의 내국인학생 상한비율을 50%로 대폭 확대하면서 10여년 동안 국제학교 수가 107개로 늘어났다고 타이 교육부는 밝혔다. 국제학교 재학생수 3만명 가운데 3분의 1은 타이 학생이다.

영국의 명문 사립대 해로우스쿨의 자매 학교인 해로우국제학교는 지난 98년 학생수 24명으로 방콕에 개설했으나 지금은 학생수가 2400명에 이르고 있다. 24개국 출신의 재학생 가운데 70%는 타이 국적자라고 신문은 전했다. 완나산 워라낏 타이 교육부 국제교육진흥국장은 “시장 수요 때문에 (50% 상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2개의 국제학교가 학생을 모집 중인 말레이시아도 올해 초 내국인 등록 상한비율을 40%까지 높였다. 이는 국제학교 개설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말레이시아 주재 영국문화원 국장인 제리 리스턴은 “학생들이 늘어나면 좀 더 많은 학교가 생길 것이고 이는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체성 교육에 의문”= 학부모들의 국제학교 선호 경향은 뚜렷하지만, 교육 효과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들 폴(15)이 5년 동안 해로우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타이 학부모 오라펜 웡수완은 무엇보다 아들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키운 것 같아 기쁘다. 그는 신문에 “아들은 지리를 설명하면서 그 자신만의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가 배운 것에 대해 제대로 사고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불만도 만만치 않다. 그는 아들이 타이말을 구사하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그는 “(아들이) 부모들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면서 “타이 학교를 다니는 동년배 학생들은 아마 더 겸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헨스먼 해로우국제학교 교장은 “적어도 주당 5시간씩 학교에서 타이어를 가르치고 있다”면서도 국제학교 교육은 “타이인으로서의 정체성 교육을 두고 어느 정도까지 타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