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잇단 회동…14시간만의 난산

등록 2007-02-13 20:45수정 2007-02-13 23:25

‘북 버티기’ 와 ‘역벼랑끝 전술’ 대결
고대하던 북핵 폐기의 이정표를 만들어낸 이번 6자 회담은 반전에 반전이 계속된 5박6일의 드라마였다.

회담 초반인 8일 자정 무렵 중국의 합의문 초안이 조기에 회람됐고 9일에는 타결이 임박한 듯 보이는 상황에 접근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직접 백악관에서 6자 회담 타결 발표와 환영 논평을 할 준비까지 했고,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도 협상 결과에 대한 논평과 한-미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도 준비했었다고 우리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단추를 채웠다며 이번 협상 타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그러나 9일 막판에 에너지 지원 문제가 암초로 부상했고 분위기는 회담 결렬까지 염두에 둘 만큼 얼어붙었다.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마지막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12일이었다. 미국, 일본, 러시아 수석대표들은 이날 “오늘이 회담 마지막 날”이라며 협상장에 나타났고 오전 한때 “협상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의장국 중국이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중국은 북한, 미국, 일본 등과 양자회동을 하며 집중 협의에 나섰고, 북한에 요구 수준을 낮출 것을 설득했다. 미국과 일본에는 상응조처 제공에 유연성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핵 폐기의 첫걸음을 내딛는 대신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한다는 북한의 버티기와 다른 국가들의 ‘역벼랑끝 전술’이 치열했다. 5개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을 앞두고 성과를 내야 할 처지인 북한 대표단의 초조감을 이용해 밀어붙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중유 제공 범위에 북한과 5개국이 접근하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저녁 만찬 뒤 다시 마주 앉은 대표들은 중국 쪽 합의문 초안을 바탕으로 이견 좁히기에 나섰고, 드디어 밤 9시께부터 대표단이 ‘공동문건’ 작성 조율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벽 2시15분(현지시각) 합의문을 만들어내기 위한 줄다리기가 마침내 끝났다. 전날 오전 9시부터 양자, 삼자 회동을 번갈아가며 이뤄낸 14시간 만의 ‘난산’이었다.

서너 시간 잠을 잔 수석대표들은 새벽 합의문에 대한 본국의 훈령을 받아들고 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다시 마주 앉았다. 문서를 확정하고 본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 이날 오후 6시께 중국 외교부는 합의문을 공식 발표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