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의 군사활동 확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군사전략서 일본에 이은 최대 동맹자
미일호 삼감동맹에 이어 중동 석유쟁탈전, 동남아 분쟁 등에 개입
미일호 삼감동맹에 이어 중동 석유쟁탈전, 동남아 분쟁 등에 개입
오스트레일리아가 국제무대에서 정치군사적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일본과 함께 중국을 포위하는 삼각 군사동맹을 추진하는가 하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선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석유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동티모르와 수단에서 평화유지군 활동에 참여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도 발언권을 확대하고 있다. 남태평양 에서 지구적 차원으로 활동의 무대를 넓히는 모양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5일 공개한 국방전략 수정판에서 중국군의 급속한 현대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불안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일본과 함께 발표한 안보공동선언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에 동조하고 나선 것을 뒷받침하는 후속타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보고서에서 “중국군의 현대화 속도와 범위, 특히 위성 공격 미사일과 같은 파괴적인 신무기 개발이 역내에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개입은 중동에서 부쩍 강화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2천여명의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하워드 총리는 최근 한 연설에서 “에너지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가 이라크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중동에서 앞으로도 20년 동안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강대국들의 중동 석유쟁탈전에 개입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태평양의 주요 분쟁지역에도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1999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동티모르가 내전상태에 빠지자 급파된 평화유지군을 주도했고, 2005년부터는 수단에서 영공 경비 및 치안 유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병력 숫자는 많지 않지만, 오스트레일리아가 국제 사안에 적극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에서도 2003년부터 치안 유지와 정부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함으로써 가속화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90년 이라크 전쟁에 처음부터 참여했고, 미사일방위체제(MD) 구축에도 미국 우방 가운데선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워드 총리는 1996년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의 상호방위조약을 ‘미국이 위협을 받으면 오스트레일리아가 도울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함으로써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중부 사막지대인 앨리스 스프링스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는 최대 해외기지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미국 편승정책은 중국과의 마찰을 예고한다. 실제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중국위협론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중국의 국방정책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라며 “존 하워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역내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잊었느냐”고 맞받아쳤다. 브렌던 넬슨 오스트레일리아 국방장관은 9일 중국을 방문해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