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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비상사태 선포 움직임

등록 2007-08-09 21:04수정 2007-08-10 00:25

무샤라프 대통령
무샤라프 대통령
위기 몰린 무샤라프, ‘폭탄테러’ 빌미로 추진 가능성
부토 전 총리 “엄청난 일” 경고…정부쪽선 부인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사진)이 이슬람주의 세력의 대정부군 테러 공격이 잇따르는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의 혼란 등 국내외적 위협을 빌미로 비상사태 선포 움직임을 보여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타리크 아짐 파키스탄 정보부 차관은 9일 오전 “정부는 아프간 국경 부족지역의 이슬람주의 세력과 대치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상사태 선포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키스탄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키스탄군 최고사령관이기도 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내각·법조계·군부 측근들을 군사도시 라왈핀디에 모아 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루 전 미국이 성사시킨 아프간-파키스탄의 ‘평화 지르가’ 불참을 통보하면서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할 일이 있다”고 이유를 밝혀, 비상사태 선포가 임박했다는 현지 언론의 주장에는 한층 무게가 실린다.

무샤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며 맞선 ‘눈엣가시’ 사법부와 사법부를 지지하는 민주화 세력을 쉽게 제압할 수 있고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올해 말 선거일정을 뒤로 미룰 수 있으며 △이슬람주의 세력 진압에 군사력을 집중하면서도 국내 정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는 그가 1999년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 등 서구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지난 몇 해 동안 사실상 ‘자치’를 허용했던 아프간 국경의 부족지역은, 지난달 랄마스지드(붉은 사원) 유혈 진압으로 그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 부족지역과 랄마스지드는 모두 친탈레반 성향의 이슬람주의 세력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대법원장을 지난 3월 해임해 민주화 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대법원은 차우드리 대법원장의 복귀 판결을 내려 민주화 세력에게 승리를 안겨줬고, 무샤라프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뉴욕타임스>는 9일 지난해 60%를 웃돌았던 그의 지지도가 34%로 떨어지는 등 무샤라프와 그의 지지축인 군부에 대한 민심이 급속히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과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다. 이슬람주의 세력의 테러로 파키스탄 내 중국인 희생자가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 최근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부족지역 이슬람주의 세력 ‘직접 토벌’을 위한 파병을 언급해 무샤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최근 무샤라프 대통령과 권력분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비상사태는 엄청난 일이며, 정부는 추진 전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왈핀디 회의에 참석한 모하메드 알리두라니 정보부 장관이 “테러와 같은 도전이 있긴 하지만, 대통령은 민주적 견해를 갖고 있으며, 선거는 제때 치러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무샤라프 대통령과 파키스탄 고위관리들은 비상사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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