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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무샤라프 도박’에 민심 강한 반감

등록 2007-11-04 20:54수정 2007-11-04 23:47

파키스탄 정국 어디로
조직적 반발땐 정권 기로
부토 전총리 선택 큰변수

파키스탄 정국의 향방은 앞으로 일주일 가량이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의 핵심 변수로는 민심의 향배와 국민들의 조직적인 반발 여부를 꼽을 수 있다. 여론은 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여론 지도층의 적극적인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뉴욕타임스>는 4일 대법관 11명 가운데 7명이 불법적인 비상사태 선포 철회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파키스탄 변호사들은 비상사태 선포에 항의하는 뜻에서 5일부터 전국적인 총파업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변호사들은 지난 3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반정부 성향의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키자, 무샤라프 퇴진 운동에 앞장섰다. 이들의 활동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앞으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시위→체포·탄압→대규모 시위→대규모 체포·탄압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형성될 경우, 무샤라프 정권의 운명은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변호사들의 호소가 이번에도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우선 ‘계엄령’에 준하는 비상사태 선포로 주요 도시의 길거리에는 이미 군이 진주해 있다. 두번째로 야당이 쪼개져 있다. 부토는 내년 1월 총선을 목표로 무샤라프와 권력분점을 협의하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부토가 비상사태 선포를 비난하기는 했지만, 어렵사리 귀국한 그가 다시 길거리로 나서기엔 부담이 크다. 다른 야당 지도자들은 가택 연금으로 발이 묶여 있다.

물론 부토의 선택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민심 격화에 따라 부토가 행동에 나설 경우 무샤라프 정권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민심이 잠잠하면 부토는 옆으로 비켜서서 무샤라프와 권력분점에 희망을 걸고 내년 1월 총선을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무샤라프 외에 별 대안이 없는 미국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겉으로는 비상사태 선포를 비난했지만, 대 테러 전쟁의 후방기지 역할을 충실히 해온 무샤라프 정권을 포기하기 힘들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국가 비상사태가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미국은 비상사태에 대해선 묵인해주되, 내년 총선을 예정대로 치러 ‘민주주의를 회복하라’고 무샤라프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부토와의 권력분점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무샤라프에게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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