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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위기’가 탈레반엔 ‘기회’로

등록 2007-11-12 19:43

파키스탄 내 이슬람 세력권
파키스탄 내 이슬람 세력권
무샤라프 강경 탄압에 등돌린 민심 파고들어
이슬람 무장세력, 아프간 접경지역 속속 접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슬람주의 세력과 대테러전쟁 강력 대처를 빌미로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이슬람 세력은 정국 혼란을 이용해 되레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 접경 북서변경주에서 동쪽과 남쪽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스와트밸리’가 대표적인데, 이슬람 무장세력은 이곳에서 활발한 공세를 펼쳐 전체 지역의 70% 가량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서 등 관공서 건물은 모두 이들에게 접수됐다. 스와트밸리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스와트주의 피서 휴양지다. 아프간 우르즈간, 칸다하르 인근의 접경지대도 장악했다.

민심에 기대어 정부군을 밀어내며 세를 넓히는 이슬람주의 세력의 전략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이 ‘무혈입성’한 스와트밸리의 주민들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경찰이 횡포를 부려도 법은 경찰의 편을 들어줄 뿐”이지만 “이들은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 와서 수리해줄 정도”라고 밝혔다. 무장세력의 마울라나 알렘 지역사령관은 “불공정한 경찰에 치안을 맡길 수 없다. 우리가 주민 치안을 담당하겠다”며 “이슬람 샤리아법에 따라 모두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세력은 이번 겨울에 세력을 강화해 내년 봄 대규모 무장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주시보>가 최근 보도했다. 아프간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탈레반을 비롯한 무장세력은 지난해 겨울 제대로 준비도 못한 채 나토연합군의 ‘토벌전’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2007년 내내 조직적 전투는 치르지 못하고 ‘납치’, ‘자살 폭탄’ 등에 의존했다.

때마침 지난 3일 무샤라프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이슬람주의 세력은 세 확장을 위한 호기를 만났다는 분위기다. 무샤라프는 집권연장을 위해 무장세력 토벌보다 정치인·변호사 등 반대세력 탄압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랄마스지드(붉은 사원) 무력진압으로 무샤라프가 ‘적’임을 확인한 이슬람주의 세력은 무샤라프 무력 축출을 선언했다. 최근 군사령부가 위치한 라왈핀디에서는 폭발물 테러가 일어났다. 이들은 친미 성향 부토에 대해서도 암살 시도를 ‘예고’할 만큼 반대를 분명히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무샤라프-부토 ‘연정’이 성공한다 해도, 이슬람주의 세력과의 전면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샤라프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이슬람주의 세력과의 전투는, 그들이 뿌리 뽑힐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국가비상사태 선포 논리를 옹호했다. 그러나 아미르 무캄 정무장관은 스와트밸리의 상황에 대해 “불행히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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