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뒤 첫총선서 ‘탁신 지지당’ 승리
피플파워당, 농촌·빈민층 업고 220여석 차지
재집권 시도땐 군부와 충돌 가능성 높아 23일 치른 타이 총선에서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친나왓(58·사진) 전 총리를 지지하는 피플파워당(PPP)이 승리했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해, 타이의 정국 혼란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95%가 개표된 결과, 피플파워당은 전체 480석 가운데 222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2위 민주당은 15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탁신 추종세력이 만든 피플파워당은 나머지 군소정당과 합쳐 연립정부 구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군부의 방해로 연정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시 중산층의 높은 지지를 얻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탁신 연정이 구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몇 일, 몇 주간 정부가 구성되고 새 총리가 결정되기까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극도의 정치적 혼란이 우려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내다봤다. 피플파워당이 연정구성에 성공해 집권할 경우, 2006년 9월 쫓겨나 영국에서 사실상 망명생활 중인 탁신의 귀국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피플파워당은 “쿠데타는 누구에게도 이로운 일이 아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시 빈민층과 농촌지역은 엄청난 부패추문에도 아랑곳않고, 집권 당시 저금리 대출과 무료 의료 등에 힘을 기울인 탁신 세력에 지지를 몰아줬다. 탁신이 속했던 집권 타이락타이당이 부정선거 등의 이유로 지난 5월 해체되자, 탁신 추종세력은 피플파워당으로 총선에 참가했다. 지난해 9월 쿠데타 이후 1년 반이 지나 치러진 총선에서 “군부는 탁신이 잊혀졌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탁신의 귀국과 정치활동 재개는 타이 정국에 일대 소용돌이를 일으킬 전망이다. 탁신을 비롯한 옛 집권당 지도층 110명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5년간 정치행위가 금지된 상태다. <에이피>(AP) 통신은 정치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군부의 추가 쿠데타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피플파워당을 이끌고 있는 사막 순다라펫(72)은 선거 전 “(홍콩에 머물며 선거를 지켜보고 있는) 탁신이 한 달 안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파워당이 탁신의 귀국·복직을 서두른다면 군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플파워당과 군부를 필두로 한 반탁신 세력 사이의 갈등은 총선 과정에서 한층 증폭된 상황이다. 더욱이 군부가 내세운 과도정부는 지난주 국가안보사령부(ISOC)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가안보 위협을 빌미로 한 통행금지나 구속, 정부기관 권한 제한 등이 가능하다. 그만큼 탁신 추종세력과 충돌할 여지는 커진 셈이다.
반면, 지난 1년 반 동안 지속된 정정 불안으로, 타이 사회가 또다른 쿠데타를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부 스스로도 피플파워당이 집권한다고 나서는 건 “가장 멍청한 생각”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해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손티 분야랏끌린 장군도 최근 “선거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을 이끄는 압히지트 베자지바(43)는 지나친 엘리트 이미지로 대중과 괴리돼 대중적 지지를 넓히지 못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재집권 시도땐 군부와 충돌 가능성 높아 23일 치른 타이 총선에서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친나왓(58·사진) 전 총리를 지지하는 피플파워당(PPP)이 승리했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해, 타이의 정국 혼란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95%가 개표된 결과, 피플파워당은 전체 480석 가운데 222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2위 민주당은 15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탁신 추종세력이 만든 피플파워당은 나머지 군소정당과 합쳐 연립정부 구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군부의 방해로 연정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시 중산층의 높은 지지를 얻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탁신 연정이 구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몇 일, 몇 주간 정부가 구성되고 새 총리가 결정되기까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극도의 정치적 혼란이 우려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내다봤다. 피플파워당이 연정구성에 성공해 집권할 경우, 2006년 9월 쫓겨나 영국에서 사실상 망명생활 중인 탁신의 귀국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피플파워당은 “쿠데타는 누구에게도 이로운 일이 아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시 빈민층과 농촌지역은 엄청난 부패추문에도 아랑곳않고, 집권 당시 저금리 대출과 무료 의료 등에 힘을 기울인 탁신 세력에 지지를 몰아줬다. 탁신이 속했던 집권 타이락타이당이 부정선거 등의 이유로 지난 5월 해체되자, 탁신 추종세력은 피플파워당으로 총선에 참가했다. 지난해 9월 쿠데타 이후 1년 반이 지나 치러진 총선에서 “군부는 탁신이 잊혀졌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탁신의 귀국과 정치활동 재개는 타이 정국에 일대 소용돌이를 일으킬 전망이다. 탁신을 비롯한 옛 집권당 지도층 110명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5년간 정치행위가 금지된 상태다. <에이피>(AP) 통신은 정치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군부의 추가 쿠데타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피플파워당을 이끌고 있는 사막 순다라펫(72)은 선거 전 “(홍콩에 머물며 선거를 지켜보고 있는) 탁신이 한 달 안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파워당이 탁신의 귀국·복직을 서두른다면 군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플파워당과 군부를 필두로 한 반탁신 세력 사이의 갈등은 총선 과정에서 한층 증폭된 상황이다. 더욱이 군부가 내세운 과도정부는 지난주 국가안보사령부(ISOC)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가안보 위협을 빌미로 한 통행금지나 구속, 정부기관 권한 제한 등이 가능하다. 그만큼 탁신 추종세력과 충돌할 여지는 커진 셈이다.
반면, 지난 1년 반 동안 지속된 정정 불안으로, 타이 사회가 또다른 쿠데타를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부 스스로도 피플파워당이 집권한다고 나서는 건 “가장 멍청한 생각”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해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손티 분야랏끌린 장군도 최근 “선거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을 이끄는 압히지트 베자지바(43)는 지나친 엘리트 이미지로 대중과 괴리돼 대중적 지지를 넓히지 못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