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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버지·남동생도 피살…‘영욕의 신화’ 막 내려

등록 2007-12-28 19:24수정 2007-12-28 19:29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가 실각한 이듬해인 1978년 7월 촬영한 가족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토 전 총리의 어머니 누스라트, 남동생 샤나와즈, 아버지, 부토 전 총리, 여동생 사남, 남동생 무르타자. AP 연합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가 실각한 이듬해인 1978년 7월 촬영한 가족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토 전 총리의 어머니 누스라트, 남동생 샤나와즈, 아버지, 부토 전 총리, 여동생 사남, 남동생 무르타자. AP 연합
‘현대사 굴곡’ 함께한 부토 가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집안은 인도의 네루-간디 가문에 비길 만한 명문가다. 부토 가문은 최고의 민간 정치엘리트들로 파키스탄 현대사의 굴곡을 헤쳐왔지만, 아버지와 남동생에 이은 부토 전 총리의 피살로 영욕의 신화가 막을 내리게 됐다.

부토의 할아버지인 샤 나와즈 부토는 신드주의 대부호로, 1940년대에 신드인민당을 만들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인도-파키스탄 분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토 가문은 그가 일군 부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군사쿠데타가 빈발하는 파키스탄에서 세차례나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아유브 칸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아버지 줄피카르 알리 부토는 1967년 정권과 갈라서고 파키스탄인민당을 창당해 ‘가문 정치’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1971년 대통령직에 오른 그는 73년 내각제 도입과 함께 총리가 됐다가, 77년 지아 울하크의 쿠데타로 실각했다. 1979년 파키스탄인민당 내의 정적 살해를 사주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그는 국내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수대로 보내져 가문의 첫 희생자가 됐다.

아버지의 처형 뒤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군사정권 타도를 위한 조직을 이끈 부토의 두 남동생도 무사하지 못했다. 막내동생 샤나와즈는 1985년 프랑스 니스의 아파트에서 약물중독으로 숨졌다. 부토는 파키스탄 정보기관 끄나풀인 막내동생의 부인이 남편을 독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랑스 사법당국은 샤나와즈의 부인에 대해 남편의 죽음을 방치했다는 죄만 물었다.

부토의 두번째 집권기인 1996년에는 또 다른 남동생 무르타자가 카라치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져 그를 곤경에 빠트렸다. 좌파 성향의 무르타자는 아버지의 정치철학을 계승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누나와 반목하던 상태였다. 집권 2기에 부총리를 맡은 어머니 누스라트 부토는 이 때문과 딸과 사이가 갈라지기도 했다. 경찰은 무르타자의 경호원들이 먼저 발포했다고 밝혔지만, 부토에 대한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부토에게는 아내 밑에서 환경장관을 지낸 남편과 세 자녀가 남았다. 그는 자서전 <운명의 딸>에서 “중매결혼은 내 삶의 정치적 행로를 위해 치러야 할 대가였다”며, 신드주의 부족지도자 출신을 남편으로 맞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남편은 부토를 끈질기게 따라다닌 부패 의혹에 계속 이름이 오르내려, 훌륭한 ‘외조’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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