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샤리프 “총선 거부”…부토 고향 ‘무정부상태’

등록 2007-12-28 19:39수정 2007-12-28 19:44

나와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왼쪽 두번째)가 28일 라왈핀디의 병원에 들러 전날 폭탄 테러로 숨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라왈핀디/AFP 연합
나와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왼쪽 두번째)가 28일 라왈핀디의 병원에 들러 전날 폭탄 테러로 숨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라왈핀디/AFP 연합
파키스탄 정국 혼란
총선 시행 불투명…야당 반정부시위 나설 듯
미, 중앙아·중동에 반미세력 확장될까 우려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피살로 파키스탄 정국이 ‘시계 제로’ 상태다. 파키스탄의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국 불안은 탈레반·알카에다 등을 상대로 한 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물론 중앙아·중동의 정세, 핵확산 저지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올해에만 40건 이상의 테러가 발생해 수백명이 숨진 파키스탄에선 내년 1월8일로 예정된 총선이 정국 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정국 안정의 핵심고리인 부토 전 총리의 피살로 이런 전제는 산산조각 났다. ‘총선을 통한 부토 전 총리의 정계 복귀→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부토 전 총리의 권력 분점→정국 안정’의 시나리오가 실현 불가능해진 것이다.

우선 총선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인민당의 자바이드 만수르 총재는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가 지도자의 상실을 슬퍼하고 있다”며 “총선이 취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지도자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총선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이 미국의 요구대로 총선 강행에 나선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선거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부토 전 총리의 파키스탄 인민당(PPP)이 혼란에 빠진데다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 무슬림 리그’가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총선이 반정부 시위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치안 불안을 부채질할 공산도 크다. 인민당이 부토 전 총리의 피살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거리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전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변호사 집단과 시민단체, 이슬람주의 세력 등 거의 모든 반정부 세력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망했다.

총선이 무산된다면 정국 전망은 더욱 어둡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정국 혼란을 막고자 비상사태나 계엄령을 다시 선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다 비상사태를 해제한 지 두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악의 경우 군부가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핵심 권력기반 가운데 일부는 이슬람주의 세력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친미 성향인 부토 전 총리의 암살 배후로 정부의 일부 세력이 의심받고 있는 배경이다. 이런 의심이 확산되면, 그동안 위기 때마다 파키스탄 정국의 가늠자 노릇을 해 온 군부가 무샤라프 정부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든 파키스탄의 불투명한 정국은 미국의 대테러 전략에도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파키스탄 정부의 손발이 온통 국내 문제에 묶이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통제권 밖에 놓인 파키스탄 북서 국경지대는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확고한 세력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미국의 대테러전의 핵심 전장인 이라크에도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