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타이군부, 꼬리 내리기? ‘부드러운’ 정권이양?

등록 2008-01-31 19:57수정 2008-01-31 23:37

피플파워당 집권 앞두자 ‘새정부 지지’ 잇단 유화발언
타이 군부의 꼬리내리기인가 ‘부드러운 정권 이양’인가?

2006년 9월 쿠데타로 탁신 친나왓 총리 정부를 붕괴시킨 타이 군부가 지난 12월 총선에서 압승한 친탁신계 피플파워당 연정 출범에 맞추어 탁신 세력에 대한 태도를 돌변하고 있다.

쿠데타를 이끈 손티 분야랏끌린 장군(현 안보담당 부총리)은 30일 “이달 들어 전화로 탁신과 두 차례에 걸쳐 진솔하고 직접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서로 여전히 사랑하고, 우리의 우정은 여전히 끈끈하다”며 “나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새 정부를 지지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티와 탁신은 둘 다 같은 군사학교를 다닌 ‘동문’이지만, 쿠데타 당시 손티는 부패와 권력남용, 왕에 대한 불충 등을 이유로 탁신을 맹비난했다.

손티는 “선진국에서는 민간 출신에서 국방장관이 나오기도 한다”며 “군이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국방장관직도 양보할 의사를 비추었다. 국방장관직은 최근 들어 피플파워당과 군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자리다. 친탁신 성향을 공공연히 밝혀 온 사막 순타라웻 피플파워당 총재는 직접 맡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티의 ‘후퇴’는 피플파워당의 ‘복수’ 가능성에 군부가 꼬리를 미리 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탁신의 타이락타이(TRT)당이 지난해 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뒤, 이들이 새로 꾸린 피플파워당은 지난 총선에서 480석 가운데 233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이들은 선거를 통해 군부와 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증명했다고 주장한다. 군부의 경제 실정 또한 피플파워당이 총선에서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공격 무기’였다.

피플파워당 정권에는 사막 총리뿐 아니라 용윳 띠야빠이랏 하원의장 등 친탁신계 인사가 자연스레 대거 포진할 예정이다. 이들이 군부에 서슬 퍼런 ‘복수의 칼날’을 들이밀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애초부터 군부가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한 게 아니었기에, 이미 안전장치를 확보한 군부의 ‘부드러운’ 정권교체라는 분석도 있다. 군부는 이미 쿠데타 이후 집권 기간에 상당한 실익을 얻었다. 유사시 군의 정치 개입 통로를 보장한 국가보안법(ISA)이나, 탁신을 겨냥해 설치한 재산조사위원회(ASC)는 군부의 강력한 ‘무기’다.

쿠데타 이후 군부 예산이 대폭 증가되기도 했다. 1997년 경제위기 때부터 동결되다시피한 군 예산은 2006년 860억밧(약 2조6천억원)에서 2007년 1150억밧, 2008년엔 1430억밧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강력한 견제장치와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한 타이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지 않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