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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세안국가들 서로 다양성 존중해야”

등록 2008-03-23 19:16수정 2008-03-24 20:50

한국을 찾은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아시아재단·연세대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 변화: 한·동남아 관계 발전 모색’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아시아재단·연세대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 변화: 한·동남아 관계 발전 모색’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수린 핏수완 사무총장 내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다.”

 올해 1월1일 새로 취임한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2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아세안이 처한 현실을 ‘다양성’으로 요약했다. 아세안 회원국 10개 나라 가운데 최빈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 약 200달러 수준이지만, 가장 부자인 나라는 5만 달러에 이른다. 정치체제도 왕정에서부터 다당제 민주주의, 군사독재, 1당독재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가톨릭이나 이슬람의 종교적 성향이 강한 나라도 있고,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취급하는 공산국가도 있다.

 정치·문화적 다양성을 극복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아세안은 단일시장과 투자유치 등 경제문제에 비교적 무게를 둔다. 경제에 치중한 나머지, 회원국 정부의 인권유린이나 비민주적 정권을 눈감아준다는 비난도 들끓는다. 지난해 미얀마 군정의 민주시위 유혈진압이 대표적이다. 수린 사무총장은 “모든 비판을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정치체제도) 옳은 방향을 가고 있다고 본다”며 낙관했다. 그는 “지금의 현실은 우리가 이뤄온 것의 결과일 뿐 ,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는 아니다”라며 “대부분 회원국들에서 조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정부 투명성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5억6700만명의 시장인 아세안은 이미 전세계 여러 정부와 다국적기업들이 문을 두드렸다. 자체 브랜드가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자체 성장동력이 되기 위한 임계치에 이르지 못했을 뿐, 성장은 시간 문제”라는 게 수린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아세안의 미래 구상 가운데,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을 아우르는 이른바 ‘아세안+3’ 공동체 구상은 한국과도 무관치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98년 민간기구인 동아시아비전그룹(EAVG)을, 2000년에는 정부기구 동아시아연구그룹(EASG)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린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제안은 아세안과 동아시아 3국이 큰 공동체를 구상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아세안의 ‘다양성’은 인종·언어 등이 단일문화권으로 분류되는 한국과는 판이한 현실이다. 수린 사무총장은 한국으로 오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상당수가 베트남, 필리핀, 타이 등 아세안 회원국 출신이란 점에서도, 한국-아세안 관계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최근 잇따른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살 소식을 안타까워하며 그는, “한국은 스스로의 기준과 방식에 근거해 세계와 교류하는 데 익숙하다”며 “다른 사회로부터 온 이방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진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연 확대는, 그래서 더욱 절실해 보인다. 수린 사무총장은 “한국은 높은 수준의 성장과 부의 축적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며 “지금의 한국에게 반도는 너무 작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전세계와의 교류를 더 적극적으로 실천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타이 외무장관 출신인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재직 시절 내 고향 근처에서 일한 적도 있다”며 “동남아시아와의 교류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수린 사무총장은 아시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던 1977년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의 ‘후쿠다 독트린’에 빗대 ‘이명박 독트린’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사진 아시아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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