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콜롬보 외곽서…정부 “타밀반군이 배후”
각료 테러 사망 올 두번째…분쟁 확산 조짐
각료 테러 사망 올 두번째…분쟁 확산 조짐
올해 들어 다시 격화된 스리랑카 내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 정부군이 타밀엘람호랑이반군(LTTE)과의 휴전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토벌’에 나선 가운데, 정부 각료가 숨진 테러공격의 배후로 타밀반군이 지목됐다.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으로 국민 7만여명이 희생된 1980~90년대 내전 양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6일 수도 콜롬보 인근 웰리웨리야의 마라톤경기 출발지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2명이 숨지고 90명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제야라지 페르난도풀레(55) 도로개발장관이 출발 신호로 깃발을 흔들려던 찰나였다. 페르난도풀레 장관은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참가 선수들과 관람객들도 숨졌다. 장관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현지 경찰은 용의자가 마라톤 선수로 위장한 ‘자살폭탄’ 암살로 추정하고 있다.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타밀반군을 즉각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테러를 근절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국민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이런 비열한 짓으로 약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페르난도풀레 장관은 평소 타밀반군을 맹비난한 유력 정치인으로, 반군은 그를 표적으로 삼아왔다. 최근 정보기관은 그에게 ‘암살 경고’를 보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반군 쪽은 어떤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240여건의 자살공격 협의로 미국·유럽연합·인도 등은 이들을 테러단체로 분류하지만, 이들은 민간인 대상 테러 개입 혐의를 부인해 왔다.
정부 각료가 테러로 숨진 것은 올 들어 두번째다. 지난 1월8일 디 엠 다사나야케 국토개발장관은 지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이 사건에서도 정부는 타밀반군을 배후로 지목했다. 정부군이 ‘반군 소탕’을 내걸고 보복성 공습에 나서 민간 피해가 확산됐다. 반군에 우호적인 정치인 2명이 권총·폭탄테러로 숨지기도 했다. 정부 쪽은 개입을 부인하며 이 또한 반군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타밀 지역에서는 스쿨버스가 정부군의 공격을 받아 초등학생들이 숨지기도 했다.
정부군은 올해 말까지 반군을 소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반군 쪽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에이피>(AP) 통신은 정부군의 소탕작전이 진행 중인 본거지에선 반군이 수세에 몰려 있지만, 최근 잇따른 테러로 정부 관할 지역 깊숙한 곳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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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장소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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