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라데이 사무총장 밝혀
북한 핵거래 의혹 풀릴지 주목
북한 핵거래 의혹 풀릴지 주목
시리아가 북핵 이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유엔(UN) 사찰단의 방문에 합의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일, 시리아가 지난해 9월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을 받은 건물이 북한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핵 원자로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엔의 핵 사찰을 허용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도중 성명을 내어 “오는 22~24일까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시리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보기관이 주장해온, 북한-시리아 간의 비밀 핵거래 의혹이 확인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핵의 시리아 이전 의혹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시리아 알키바르 지역의 시설이 플루토늄 추출을 위해 비밀리에 건설 중인 핵 원자로라는 정보를 공개한 뒤 확산됐다. 앞서 지난해 9월, 이스라엘 공군은 이 시설이 시리아의 비밀 핵시설로 추정된다며, 공습한 바 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사찰단이 폭파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는 지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의 한 관계자는 폭파된 시설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과 시리아는 핵 물질 이전설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전문가들은 이 곳이 원자로 시설이라는 데는 동의했지만, 핵 연료의 출처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사찰단의 시리아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1년여 동안 시리아 핵개발 의혹을 알면서도, 국제원자력기구에 통보하지 않은 것을 비난했다. 그는 비공개 이사회에서 “이번 시설과 관련된 정보가 적절한 시간 내에 국제원자력기구에 제공되지 않았으며, 원자력기구가 사실을 확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무력이 행사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6일까지 계속되는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는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이란 핵개발의 투명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협상 대표국들은 이란에 대한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동맹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어 채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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